"사필귀정" 박경귀 아산시장 직 상실에 비판 '봇물'

민주당 충남도당 "임기 2년간 해외 출장 12번" 민주당 시의원들 "아산시 혼란 드디어 마침표" 아산시민연대 "대법원 판결은 자업자득" 혹평

2024-10-09     박동혁 기자
박경귀

[충청뉴스 박동혁 기자] 박경귀 전 아산시장이 지방선거 기간 상대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지난 8일 당선무효형을 확정받으며 시장직을 상실하자, 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가 잇따라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국민의힘 박경귀 시장의 당선무효형 판결은 사필귀정”이라고 평했다.

도당은 “지난 2년여간 박 전 시장은 갈등의 진원지였다”며 “독단적 행정으로 공무원, 학부모, 언론인 등 아산시민들과 수많은 갈등을 빚어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럼에도 박 시장은 임기 동안 총 12번의 해외 출장을 다녔다”며 “파기환송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와중에도 해외 출장을 계속해 시민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대법원 판결은 박 시장의 명백한 불법·부정선거에 대한 재판부의 엄벌 의지를 분명히 확인한 것”이라며 "도당은 시민들이 우려하는 아산시정의 공백과 혼란을 최소화하고, 추락한 아산의 위상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같은 날 민주당 아산시의원 일동은 논평을 내고 "대법원의 결정을 깊이 존중한다. 이로써 아산시의 혼란도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됐다"고 환영했다.

이들은 "박 전 시장은 허위사실을 유포해 당선된 시장이었다"며 "역대 아산시장 중 가장 짧은 기간에 가장 많은 해외 출장을 다녀온 신기록을 세웠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제 아산시는 회복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시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무너진 아산시 행정을 복원해 가겠다는 약속을 시민들께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지역시민단체인 아산시민연대도 성명을 통해 박 시장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두고 ‘자업자득’이라고 혹평했다.

연대는 “박 시장은 행정의 달인처럼 처신하면서 재임 2년 3개월여 동안 12번이나 해외 출장을 빙자한 해외 관광을 다녀왔다”며 “국외 체류 기간은 2달 반 내외다. 불통의 연속이었다”고 비난했다.

또한 “죽은 이가 평소 주변에 좋은 일을 많이 했으면, 대게 ‘참 아쉽다’고 평한다”며 “박경귀 씨에게 ‘아쉽다’는 말을 전할 수 없는 건 시민의 불행이지만, 선택의 중요성을 역설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시장 후보들 행보 '속도'

내년 4월 치러질 아산시장 재선거에 나설 민주당 후보군은 박 전 시장의 당선 무효가 확정되자마자 비판과 동시에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민주당에서 아산시장 재선거에 도전할 후보군으로는 오세현 전 아산시장, 안장헌 충남도의원, 김영권 아산맑은미래포럼 대표(전 충남도의원), 아산시의회 전반기 의장을 맡았던 김희영 아산시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오세현 전 아산시장은 문자메시지를 통해 "결국 진실이 밝혀졌다"며 "지난 선거에서 부동산 투기범이란 거짓말에 의해 시장직을 빼앗기고 지난한 싸움을 해온 당사자로서 이번 사법부의 판결을 환영한다"고 했다.

오 전 시장은 민주당 내에서 가장 유력한 시장 후보로 손꼽히는 주자다. 그는 2022년 6·1 지방선거 당시 박경귀 전 시장과 겨뤘으나, 1.13%p(1314표) 차이로 석패했다.

그는 "독선과 불통으로 얼룩진 아산시정을 하루빨리 정상으로 되돌리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아산 발전을 위해 그동안 쌓아온 모든 경험과 역량을 쏟아붓겠다"며 재선거 출마 의지를 피력했다.

오 전 시장은 오는 10일 오전 10시 아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법원 판결과 향후 출마 행보 등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안장헌 충남도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법원 최종 판단과 별개로, 박 전 시장은 취임 이후부터 현재까지 시민들과의 갈등과 불통을 통해 정치인으로서 자질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며 “그는 아산 발전 가능성을 살리지 못한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아산시민들과 함께 그동안의 상처를 치유하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새로운 출발을 시작해야 할 때”라며 출마를 시사했다.

안 의원이 최종 후보가 될 경우 선거일 30일 전인 내년 3월 3일까지 도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

김영권 아산맑은미래포럼 대표도 기고문을 내고 “이번 판결을 바라보는 아산시민의 마음은 무겁다”며 “오랜 재판 과정에서 쌓인 피로감, 그 속에서 느껴진 무기력함은 시민들이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박 시장이 재임 중 보여준 독선적인 행정 방식은 비판을 받기에 충분했다”며 “정책 결정 과정에서 시민 목소리를 듣기보다는 일방적인 추진이 많았고, 그 결과 시민들은 정치에 대해 더욱 소외감을 느끼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1월 7일 ‘아산밝은미래포럼’ 발기인대회를 열고 재선거 도전 의사를 내비쳤다.

이밖에 김희영 아산시의원은 지난해 10월 본예산 편성 관련 기자회견을 연 자리에서 "박 시장에 대한 대법원 판단 이후 아산시장 재선거 출마를 준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아산시장 재선거에 나설 후보들은 선거기간 개시일 90일 전인 오는 12월 3일부터 예비후보자등록 신청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