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당적 협력 간담회서 장군멍군...'대전시 국감장' 방불

2024-11-11     김용우 기자

[충청뉴스 김용우 기자] 내년도 대전시 국비확보를 위한 대전시-지역 국회의원 간담회가 ‘대전시 국정감사장’을 방불케 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대전시에 작심한 듯 불만을 쏟아내면, 이 시장이 적극 방어에 나서는 등 ‘장군멍군’식 공방이 펼쳐진 것. 현장에서는 초당적 협력을 위한 간담회가 성토의 장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장우 시장과 민주당 소속 지역 국회의원들은 11일 오전 한국철도공사 본사 2층 회의실에서 내년도 국비확보를 위한 조찬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대전 지역구 국회의원 7명 가운데 장철민 의원(동구)을 제외한 나머지 6명 의원이 참석했다. 양측의 만남은 지난 5월 첫 간담회 이후 6개월 만이다.

의원들은 모두 발언부터 대전시의 소통부재를 지적하는 등 질타를 이어갔다. 그동안 양측이 협의체 구성을 놓고 신경전을 벌여왔는데 이번 간담회에서도 냉랭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정현 의원(대덕구)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을 거론하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내실 있는 국비 확보를 위해서는 우리가 더 일찍 만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정례적인 만남을 제안했다.

조승래 의원(유성갑)은 "이 시장이 새롭게 추진하는 신규사업 관련 의원들과 충분한 대화가 좀 부족했던 건 사실"이라며 "호남고속도로 지하화 문제는 지역의 인프라와 관련된 부분들이기 때문에 개별사업에 대한 지역구 국회의원과 소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종태 의원도 “만시지탄이다. 상시적으로 지역 현안 소통 채널이 없어 아쉽다”며 "수개월 만에 마주 앉아 보고 한번 듣고 하는 형식이 있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박용갑 의원은 대전시가 지난 9월 국회에서 ‘도시교통 효율성 제고를 위한 신교통수단 도입 방안’ 국제세미나를 개최한 것을 거론하며 서운함을 표시했다. 해당 세미나는 대전시와 국민의힘 윤재옥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대전시-지역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박 의원은 “지역에 국토위 소속 의원이 있는데도 여당 의원실과 공동 개최했다”며 “당은 다르더라도 대전시 발전을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세미나 패싱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 박 의원은 “상임위 끝나기 하루 전 시에서 자료를 제출하며 예산 반영을 요구해 왔다”면서 “국토위 증액사업들을 보면 상임위를 거쳐 예산소위에 들어가 올라가야하는데 제가 속한 상임위(국토교통위원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전시의 예산 협의 소통 문제가 수차례 거론되자 이장우 시장은 공개 반박에 나섰다. 이 시장은 "대전시 실국장을 비롯해 실무진들이 지역 의원실 방문을 211번 했다"며 "보좌진들에게 설명을 했음에도 보좌진이 의원들에게 보고하지 않은 게 문제"라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이 시장은 "시장이 매일 직접 가서 보고해야 하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장외 공방도 계속됐다. 비공개 간담회 이후 박정현 의원은 백브리핑을 통해 "이 시장은 국회의원들이 대전 시정에 간섭한다고 생각한다"며 "국회 의원이 시정에 참견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1년에 두 번 정례 간담회를 하기로 했지만, 실무를 위한 대전시 정책기획관과 의원실 수석보좌관의 정례 모임을 통해 예산과 현안을 챙기자는 의견에 대해 이장우 시장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아쉽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