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대 화랑무공훈장 받은 70세 국가유공자 허영남씨 입학예정
"13학번 차렷! 백마부대 왕 형님이 나가신다"
오는 3월 대학에 입학해 만학의 꿈을 키우고 있는 화랑무공훈장을 받은 70세 국가유공자가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배재대 복지신학과에 입학하는 늦깎이 신입생 허영남 씨. 허 씨는 중학교 졸업 학력으로 1965년 군에 입대해 월남전에 백마부대원으로 참전해 ‘화랑무공훈장’을 받는 등 직업군인으로 30년간 봉직하다 원사로 제대했다.
늦게 시작한 공부이지만 학업을 계속해야겠다는 의욕이 생겼다. 부인과 자녀들은 “기왕 가는 것 4년제로 가라”며 그의 열의를 적극적으로 지지해줬다. 지난 5일 예지중・고를 졸업한 허 씨는 전문대학이나 특수목적대학이 아닌 14년 만에 번듯한 사립대학에 진학한 졸업생으로 박수를 받았다.
허 씨는 “나이 먹고 다시 학교에 다닌다는 게 부끄러워 망설이기도 했지만 후회할 일을 남기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대학 진학을 결심했다”고 말한다. 또 “하나님께서 힘을 주신다면 열심히 공부해서 체력이 다하는 날까지 사회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새내기다운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지난 수시모집으로 합격한 이래 복지신학과 교수님도 뵙고 공부할 도서관도 둘러보았다. 앞으로 4년간 복지신학을 전공하게 될 허 씨는 심리학이나 상담에도 관심이 많다. 뒤늦게 공부를 다시 시작하며 자신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서 한글도 못 깨우친 이들이 많음을 알게 된 그는 문맹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부끄러움에 쉽게 마음을 못 여는 이들이기에 그들의 마음을 열기 위해서는 심리 상담도 필요할 듯하다”는 게 허 씨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