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윤달 수의(壽衣)는 허구
역리학당 오원재 : 이상엽
윤달 수의(壽衣)는 허구!!
동지(冬至)부터 시작된 2025년 을사(乙巳)년 음력 6월에는 윤달이 들었다. 이렇게 윤달이 들면 경사(慶事)를 치르는 예식장, 산부인과 등은 침체의 늪에 빠지고, 흉사(凶事)를 치르는 장례업 등은 호황을 누린다. 이는 “윤달에 묘를 옮기면 흉한 일이 생기지 않는다. 윤달에 비석을 세우거나 사초를 하면 후손이 복을 받는다. 윤달에는 유골을 거꾸로 메고 가도 탈이 안 난다. 윤달에 수의를 만들어 보관하면 부모님이 무병장수한다. 윤달에 결혼하면 불행이 닥친다. 윤달에 출산하면 박복한 아기를 얻는다. 윤달에 돌잔치를 하면 아기가 불행해진다.”라는 근거 없는 속설이 빚어낸 희비(喜悲)로 볼 수 있다.
음력 3년에 한 번씩 드는 윤달은 운명학과 관련이 없다. 이는 고금의 운명학자들이 적용해온 년과 월을 정하는 기준 등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조선 왕실에서 달력을 만들고 길일과 흉일을 택일했던 일관(日官)들과 명운을 예측했던 명과학자(命課學者)들은 모두 24절기로 년과 월을 정하고 택일을 하고 운명을 예측했다. 이는 초보 명리학자들도 다 아는 기본 상식이다.
윤달의 희비(喜悲)!!
그런데 윤달에 흉사를 치르면 경사가 생기고, 경사를 치르면 불행이 닥친다는 주장을 진리로 믿고 따르는 사람들이 해마다 늘어나 윤달이 들면 결혼, 출산, 회갑연, 돌잔치 등은 급격히 줄어든다. 그래서 신혼여행을 떠나는 모습은 물론 신생아의 울음소리는 듣기 어렵다. 윤달을 피하기 위해 결혼식을 앞당기거나 늦추고 자연분만을 계획했던 임산부들도 유도분만 또는 제왕절개 분만으로 출산 시기를 앞당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묘 이장, 사초 그리고 부모님의 수의(壽衣)를 맞추려는 사람들은 급격히 늘어난다. 수백 년 된 조상의 묘를 파헤쳐 체백(體魄)을 화장하는 모습 또한 흔히 볼 수 있다. 묘지 부족을 해결하고 자녀들의 어려움을 덜어준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조상의 유골을 태우는 것은 부관참시(剖棺斬屍)보다 더 가혹하다는 사실 등을 고려하면 바람직한 풍습으로 보기 어렵다.
길흉은 천체의 운행에 따라 결정!!
모든 행사의 길흉(吉凶)은 일월오성(日月五星)의 운행에 따라 생성 순환하는 기운에 따라 결정된다. 우주에 유행하는 기운은 시시각각으로 바뀌고 그 사람이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기운 또한 제각각이 된다. 그래서 그 사람의 기운과 묘터의 기운, 그리고 묘를 옮기는 날과 유골의 기운이 상생되는 날은 길일이 되고, 상극되는 날은 흉일이 된다. 윤달에도 천체의 자전과 공전은 멈추지 않는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윤달에 묘 이장 등의 흉사를 치르면 길하고 결혼 등의 경사를 치르면 불행이 닥친다는 주장은 근거 없는 허구가 된다. 따라서 “윤달은 덤으로 생긴 달이다. 윤달에는 모든 흉신이 하늘로 올라가 공달[空]이 된다. 윤달은 썩은 달이다.”라고 하며 경사(慶事)는 흉하고, 흉사(凶事)는 길하다는 주장은 근거 없는 미신이 된다.
길흉은 24절기로 예측!!
정통 운명학은 음력과 관련이 없다. 이는 길흉을 예측할 때 정하는 사주팔자와 윤달이 생기는 원리 등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역술인들은 모두 24절기로 사주팔자를 정한다. 음력으로 사주팔자를 정하고 운명을 예측하지 않는다. 이는 음력 윤달은 역술과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근거가 된다.
윤달은 음력을 24절기[절기력]와 맞추는 과정에서 생긴다. 태양의 운행에 따라 결정되는 24절기 1년 12달은 약 365.2422일이 되고, 달의 운행을 계산해 만드는 음력 1년 12달은 약 354.3671일이 된다. 매년 약 11일(10.8751)이 짧은 음력과 24절기를 같이 사용하여 3년이 되면, 24절기는 약 1095.7266일로 36개월이 된다. 그러나 음력은 37개월 3일 2시간으로 1달이 불어나고, 19년이 되면 7달이 더 불어난다. 이렇게 저절로 불어나는 달을 불어난다는 의미에 윤자[閏]를 써서 윤달이라고 한다. 윤달이 생겨 음력 1년이 383일 또는 384일이 되어도 24절기는 26절기로 불어나지 않는다. 윤달은 사주팔자를 정하는 24절기와 관련이 없다. 따라서 윤달에 경사를 치르면 흉하고, 애사를 치르면 후손이 복을 받는다는 주장은 근거 없는 허구가 된다.
역리학당 오원재 010-7208-2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