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용 칼럼〕 "신뢰는 사랑보다 강합니다"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신뢰를 뜻하는 영어 단어 trust의 어원은 ‘편안함’을 의미하는 독일어의 trost에서 연유된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믿을 때 마음이 편안해진다. 혹시 그 사람이 배신을 저지르진 않을까 하고 염려할 필요가 없으므로 마음이 편안해질 뿐만 아니라 배신을 위한 예방에 들여야 할 시간과 노력을 절약하게 해 주는 효과를 얻을 수도 있어서 그럴 것입니다.
"두통을 없애줍니다. 협심증을 제거합니다. 적극적인 믿음은 80%의 협심증 환자를 고칠 수 있습니다.
창조력을 증진하게 시킵니다. 불면증이 사라집니다. 중풍을 예방합니다. 혈압을 감소시켜 고혈압 치료에 도움을 줍니다.
암의 치료에 유익합니다. 공포로 인한 충격을 조절해 줍니다. 콜레스테롤의 함량을 낮춥니다.
근심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증세인 설사, 구토, 변비, 불안, 울화병,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증세 등을 제거해 줍니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마음의 평안과 감정의 균형을 가져다줍니다.
나는 결코 종교나 철학적인 것에 관심을 지닌 사람은 아니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고찰한 바에 의하면 '믿음'이라는 현상이 위에서 열거한 것과 같은 의학적인 효능이 있음을 밝혀내었습니다."
알렉산더 왕에게 아주 충성스러운 의사가 있었습니다. 몇몇 사람들이 의사를 시기해서 어떻게 해서든 그 의사를 곤경에 빠뜨리고자 음모를 꾸몄습니다. 그러고는 드디어 왕이 마시는 컵에 그 의사가 독약을 넣을 것이라는 거짓 편지를 써서 왕에게 보냈습니다.
그러나 그 편지를 받은 왕은 많은 사람과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서 그 편지를 읽어주면서 자신이 의사를 믿고 있다는 표시로 컵에 들어 있는 물을 단숨에 마셨습니다. 의사에 대한 알렉산더 왕의 믿음은 순수하고 전폭적이었습니다.
조선시대 효종·숙종 때에 명의(名醫)이자 우의정을 지낸 허목과 유명한 학자요 정치가인 송시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둘은 당파로 인해 서로 원수같이 반목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송시열이 중병을 얻게 되었습니다.
송시열은 “정적(政敵)이지만 허목이 아니면 내 병을 고칠 사람이 없다”라고 하면서 허목에게 사람을 보냈습니다. 허목은 미소를 띠며 약처방을 써주었는데, 극약들을 섞어서 달여 먹으라는 것이었습니다.
허목은 송시열이 의심하고는 먹지 않아 결국 죽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처방전에 관한 얘기를 듣고 사람들은 허목을 욕하였지만, 송시열은 허목의 지시대로 하라고 했습니다. 그리하여 송시열이 완쾌하자 허목은 송시열의 대담성을 찬탄했고, 송시열은 허목의 도량에 감탄했다고 합니다.
한 여행자가 관광 중에 몸의 균형을 잃고 사해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었습니다. 수영을 전혀 할 줄 몰랐던 그는 물속에 빠져 죽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팔을 흔들어댔습니다. 그러나 곧 지쳐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 그는 ‘이제 난 죽었구나’하며 자포자기했습니다.
그러자 물이 그를 세게 받쳐주는 것을 느꼈습니다. 다른 물과 달리 염분과 다른 광물들이 많이 섞여 있는 사해였기에 수영을 못하는 사람이라도 물에 가만히 몸을 맡기고 누워 있기만 하면 둥둥 뜨게 된 것입니다. 물의 부력에 자기 몸을 편안히 맡기면 도리어 안전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어린아이가 우연히 가벼운 찰과상을 입을 때, 그 아이는 울면서 엄마에게로 달려갑니다. 그럴 때 엄마의 반응은 극히 간단합니다. 아이를 안아주면서 그 상처, 피부가 조금 벗겨졌거나 피가 약간 날 정도의 상처 부분을 부드러운 입김으로 호호 불어줍니다.
그 순간 뺨으로 흘러내리던 두 줄기의 눈물은 마르고, 목청껏 울었던 울음통도 멈춰집니다. 참으로 신기합니다.
신뢰는 천부의 본능입니다. 조물주가 사람의 마음속에 넣어주신 여러 가지 행복의 요소 중 신뢰는 거의 으뜸가는 것에 속합니다. 신뢰할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것, 생각만 해도 얼마나 기쁘고 우리의 마음을 행복하게 해 주는가! 서로 신뢰하면서 산다는 것은 그 한 가지만으로도 행복의 기본요소를 갖춘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