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축사' 아산시의장 사임 번복...여야 '발끈'

홍성표 의장, 사임안 제출 후 돌연 철회 민주당 "시민 기만...철회 결정 강력 규탄" 국민의힘 "홍성표 의장, 의원직 사퇴해야"

2025-02-04     박동혁 기자

[충청뉴스 박동혁 기자] 홍성표 충남 아산시의회 의장(무소속)이 모교 졸업식 '취중축사'에 따른 책임을 지고 사임안을 제출했으나 돌연 철회하자, 여야 의원들이 이를 강력히 비판했다.

홍 의장의 행동은 시민과 동료 의원들과의 약속을 저버린 행위이자, 무책임한 결정이라는 이유에서다.

아산시의회는 홍 의장의 사임안 제출에 따라 이를 처리하기 위해 오는 5일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 예정이었다.

그러나 홍 의장이 지난 3일 의회사무국에 사임서 취하원을 제출하면서 임시회가 취소됐다.

아산시의회는 오는 14일 홍 의장의 징계를 위한 윤리특별위원회를 열 계획이다.

홍 의장의 음주 추태로 시작된 파문이 점점 커지며 의회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 “혼란 초래하지 말아야"

홍 의장의 전 소속 정당인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은 홍 의장이 사임안을 철회하자 즉각 발끈하고 나섰다.

앞서 아산시의회는 지난달 23일 홍 의장 사임 건 처리를 위한 임시회를 열었으나, 부결됐다. 그러자 홍 의장은 "의장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며 재차 말했고, 시의원들에게도 "의장 사임안 건을 꼭 통과시켜 달라"고 공언했다.

하지만 홍 의장이 사임안을 돌연 철회했고,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3일 논평을 통해 "홍 의장이 사임안을 스스로 철회한 것은 시민을 기만한 것이며,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지난달 31일 의원총회를 열고 홍 의장 사임 건에 대해 '찬성'으로 의결했다"며 "의장직 사임을 조속히 처리하고 의회 내 혼란을 수습하고자 했으나, 홍 의장으로 인해 무산됐다"고 말했다.

이어 "홍 의장의 책임을 묻기 위해 의장직 불신임 의결까지도 검토할 것"이라며 "홍 의장은 더 이상 혼란을 초래하지 말고, 즉시 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 "자격 없는 의장 유지 말 안 돼"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홍성표 의장의 의장직이 아닌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4일 아산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 의원은 음주 의정활동으로 물의를 일으켰고, 시의회는 전국적인 조롱거리로 매도당했다"며 "그는 뉘우침과 반성은커녕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셀프 결재 후 사임서를 취하한 홍 의장의 행동은 시민과 전쟁을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홍 의장의 패악질에 대한 방패막이 돼준 민주당 시의원들도 각성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 김희영 원내대표와 김미성 운영위원장의 사퇴도 함께 촉구했다.

이들은 "김 원내대표는 지난달 23일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홍 의장의 사퇴를 반대한 것처럼 매도했다"면서 "김 위원장은 임시회 집회요구서에 흠결이 있음에도 일방적으로 통과시켰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의원으로서 자격이 없는 사람이 지금까지 의장직을 유지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홍 의장의 의원직 사퇴를 재차 요구했다.

한편, 홍 의장은 지난달 10일 모교 졸업식에 술에 취한 상태로 참석해 부적절한 언행을 보여 빈축을 샀다.

이에 홍 의장은 사퇴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지난달 23일 홍 의장 사임 건 처리를 위한 임시회에서 찬성 7표, 반대 9표로 부결돼 직을 이어가게 됐다.

홍 의장은 사임 건이 부결되자 같은 날 밤 성명을 내고 “사임서를 다시 제출했으며, 민주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충남도당은 지난달 24일 당규에 따라 징계 절차 중 탈당한 홍 의장을 제명했다.

홍 의장이 제명됨에 따라 아산시의회 정당별 의석은 민주당 8석, 국민의힘 8석, 무소속 1석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