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문사회 융합인재는 지역의 미래입니다”
대전대학교 남상호 총장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은 아이 한 명을 제대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부모 뿐만 아니라 마을 전체가 함께 돌보고 가르쳐야 한다는 공동체 정신을 담고 있다. 이 속담은 오늘날 우리가 고민해야 할 지역 인재 양성의 방향성과 깊이 맞닿아 있다. 지역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 한 명을 키우기 위해서는 지역대학만의 노력이 아니라, 지자체와 산업계, 시민사회 전체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뜻이다.
대전은 과학과 기술의 도시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구개발기관과 혁신 산업 기반이 집적된 이곳은 첨단기술을 선도하며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대전이 당면한 문제는 기술 그 자체가 아니다. 오히려 기술을 이해하고, 사람과 사회를 연결하며, 문제의 맥락을 파악해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문사회 융합형 인재의 부족이 더욱 절실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기술은 급속히 발전하고 있지만, 그 기술을 사람답게 쓰기 위한 인문사회적 감수성,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융합적 사고력은 충분히 따라오고 있지 못하다. 지역 산업계도 이러한 인재상의 부재를 절감하고 있으며, 특히 AI, 빅데이터, 바이오헬스 등 신산업 영역에서는 인문사회적 기반을 갖춘 융합형 인재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교육부가 추진하는 '인문사회 융합인재양성사업(HUSS)'은 매우 시의적절한 대응이라 할 수 있다. 대학 간의 협력과 학문 간 융합을 통해, 지역이 필요로 하는 실질적인 인재를 양성하고자 하는 이 사업은 단순한 교육지원 사업이 아닌, 지역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준비하는 국가적 전략이다.
대전대학교는 이 사업의 의의와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며, 주도적으로 참여할 준비가 되어 있다. 우리는 이번 사업을 통해 '디지털 경제와 인간의 공존'이라는 대주제 아래, 인문사회와 첨단 기술의 경계를 연결하는 융합교육과정을 설계하고, 학생들이 전공의 한계를 넘어 폭넓게 사고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교육 혁신에 나설 것이다.
그러나 이 사업의 성공은 대학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 한 아이를 키우듯, 한 명의 인재를 지역에서 길러내기 위해서는 대전시를 비롯한 기초 지자체, 지역 기업, 공공기관, 시민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지원하는 생태계가 필요하다. 대학은 교육을 책임지고, 산업계는 현장을 열어주며, 지자체는 정책적 뒷받침을 해야 한다. 이 모든 주체들이 하나의 공동 목표를 향해 협력할 때, 비로소 '사람을 키우는 도시, 대전'이 실현될 수 있다.
대전대학교는 앞으로도 지역과 함께, 지역을 위해, 그리고 지역의 미래를 이끌 인재 양성에 헌신하겠다. 이번 '인문사회 융합인재양성사업(HUSS)'은 단순한 대학 지원을 넘어, 지역 전체가 함께 참여해야 할 공동의 도전입니다. 온 마을이 한 아이를 키우듯, 온 대전이 한 명의 융합인재를 키워낼 때, 우리는 지속 가능한 지역의 미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