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참패 … 집권당의 행로는?
鄭 의장 "내일 거취 밝힌다"
박근혜 대표 정치적 입지 상승 전망
2006-05-31 편집국

물론 아직 개표가 최종완료되지는 않았지만 당초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 이른바 열린우리당의 최악의 참패하는 사실이다.
△與, 이미 선거전부터 선거 후 걱정 분위기
가깝게는 경남지사 후보로 나선 김두관 최고위원이 정동영 의장의 탈당을 요구하기까지 하면서 여당 내홍이 균열을 넘어선 분열로 이어질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다.
당장 정동영 의장을 비롯한 여당 지도부의 퇴진론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정 의장은 31일 저녁 출구예측조사를 지켜본 뒤 당사를 떠나면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내일 공식회의에서 자신의 거취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정 의장이 과연 사퇴할지 아니면 여당내 일각의 주장처럼 대안이 없다는 대안부재론 속에 현 지도부 체제가 유지될지 그리고 이 와중에 내부 권력 투쟁으로 확대될지 영남권의 친노무현 진영의 반발이 예상되면서 일부 세력의 탈당이 불거질지 말그대로 열린우리당이 격랑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정치적 입지 상승세
박근혜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선거불패’ 신화를 이어갔는데 다음달 16일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이미 밝혔던 박근혜 대표의 박풍 열기는 이번에도 그 위력을 보여주면서 차기 대권가도에서 상당한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당초 열세지역이었던 대전과 제주를 “우세속 경합지역”으로 바뀌게 만든 철의 여인 그대로였다. 심지어 요즘 정치권에서 보기 드물게 30일 제주도에서 카퍼레이드를 벌인 박 대표.
어찌됐든 결과적으로 박 대표는 피습 사건 이후 국민적 지지도를 더 끌어 올리며 한나라당의 압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다만 흥분의 도가니에 빠진 한나라당이지만 앞으로 7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박근혜 대표,이명박 서울시장,손학규 경기지사 이른바 빅3가 일제히 야인으로 돌아가면서 전당대회가 자칫 빅3 대리전으로 치러질 경우 내부 균열상도 간과할 수는 없는 대목이라고 하겠다.
이와 함께 정치권 일각에서는 지방선거 이후 사정바람이 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후보 가운데 공천비리와 관련된 사례가 불거질 경우 '호사다마'의 경우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도 일단 한숨 돌리게 된 셈, 정계개편 과정서 독자적 목소리 기대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돌풍의 진원지였던 광주는 이번에 민주당을 선택했다. 더구나 호남권의 민주당 지지도는 전남을 넘어서 전북 일부로까지 올라왔다고 할 수 있겠다.
민주당은 현역 의원 11명을 확보한 원내 3당으로서 사실상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에 비해 이번 지방선거에서 우위를 보였는데 앞으로 예상되는 정계개편 과정에서 독자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
특히 호남지역에 만연된 반여 정서가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현실로 확인되면서 호남권의 고토를 회복하면서 이 지역의 맹주역할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게 됐다.
더구나 열린우리당 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이른바 민주개혁세력대연합론과 관련해 민주당의 지분이 커질 것으로 보이다. 여기에 대법원의 확정판결만을 남겨놓고 있는 민주당 한화갑 대표의 향후 거취도 민주당의 앞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노무현 대통령 탈당 가능성은?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은 당장은 없을 것이라는 게 여권 내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이 사퇴했지만 교육부총리로 내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지방선거 이후 예상되는 개각 수순의 하나라는 분석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열린우리당 참패와는 무관하게 집권후반기 국정운영의 기조에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더구나 만일 노 대통령이 탈당할 경우 열린우리당은 말그대로 걷잡을 수 없는 분열의 격랑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 내부가 어떻게 정리되느냐도 노 대통령의 탈당여부가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고 하겠다.
CBS정치부 박종률 기자 nowhere@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