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이로 쏟아부었다" 나비 '622밀리'폭우
울산 정자동 하루만에 622.5밀리 집중호우
오늘 새벽을 고비로 세력 점차 약화
◈…울산 정자동 622밀리미터 집중호우에 이재민 130여명 발생
태풍 영향권에서 벗어난 울산은 해가 뜨면서 태풍이 남기고간 상처를 하나 둘씩 드러내고 있다.
도시 곳곳에는 쓰러진 가로수와 간판이 나뒹굴고 있고 중구와 동구를 연결하는 아산로와
동천강 수위상승으로 속시미교 등은 여전히
차량통행이 끈긴 상태이다.
주택가를 덮친 흙탕물이 빠지면서 130여명의 이재민은 집으로 돌아갔지만 복구에 어디부터 손을 대야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무너진 성곽과 담벼락 역시 복구기간을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심한 상처를 입었다.
이번 태풍으로 울산은 350.5밀리미터의 많은 비가 내렸고 특히 해안인 정자지역은 622.5밀리미터라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6일 오전에는 울산시 북구 양정동 율동천에서 70대 노인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고 국가사적 320호인 울산 병영성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또 동해남부선 선로 두 곳이 유실되거나 산사태로 무너진 흙에 덮히면서 화물열차가 탈선해 태풍은 하늘길에 이어 철길도 막아 버렸다.
밤새 건물을 뒤흔드는 비바람 속에 침수와 정전까지 겹쳐 불안한 밤을 보낸 시민들은 아침이 되면서 피해복구에 동참하고 있다.
CBS울산방송 장영기자
◈…경북, 경주 571밀리미터 폭우에 도로유실 주민1명 실종
경북도내에서는 태풍 나비의 영향으로 한명이 실종되고 주민 603명이 긴급 대피하는등 피해가 잇따랐다.
경상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6일 오후 8시 50분쯤 경주시 양남면 기구리 기구교 부근에서 폭우로 도로가 유실되면서 체어맨 승용차에 타고 있던 이 모(18)양이 실종됐다
포항에서는 주택 51동이 부서지거나 침수돼 50가구, 124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들은 읍면사무소와 마을회관등지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
경주시 양복면 어일리 54가구 주민 133명이 인근 대종천 범람 우려로 대피하는 등 경북도내에서는 251가구 주민 603명이 긴급 대피했다.
포항시 장기면 서촌 지방도 929호선과 경주시 양남 지방도 904호선, 울릉 일주도로등 도로 8곳이 산사태와 제방 유실등으로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7일 오전 6시 현재 경주시 양북면에 571밀리미터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고 포항시 동해면 526, 울릉군 서면 448밀리미터의 비가 내렸다.
경북 동해안 지역에 내려졌던 태풍 경보는 7일 오전 5시를 기해 해제됐고 형산강 포항 대송지점과 경주 안강지점에 내려졌던 홍수경보와 주의보도 7일 오전 4시 30분을 기해 모두 해제됐다
CBS대구방송 이정환 기자
◈…부산, 큰 피해없이 태풍 영향권 벗어나
부산지역은 제14호 태풍 '나비'의 영향권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하천이 범람하고 산사태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7일 아침 부산지역의 비바람은 거짓말 처럼 잦아들었다. 전날밤 한때 초속 30미터 이상의 강풍이 불었던 부산지역은 초속 3미터로 약화됐다.
비는 완전히 그쳤고 구름 사이로 햇살이 내비치고 있다. 태풍 나비의 영향에서 멀어지고 있음을 느끼게 하고 있다.
하지만 해안가에는 간간이 강한 바람이 불고 있고 파도는 3-4미터로 높게 일고 있다.
부산과 거제를 오가는 여객선은 사흘째 운항이 중단되고 있지만 제주행 여객선은 정상 출항될 예정이다.전날 항공기 117편이 결항됐던 김해공항도 연결편을 제외하고는 정상을 되찾고 있다.
이번 태풍으로 부산 기장군에는 좌광천이 범람하면서 주민 3백여명이 대피했으며 토사 수십여톤이 쏟아져 공장을 덮쳤다. APEC 정상회의장인 벡스코는 빗물이 새고 철문이 휘어지기도 했다.
전날 저녁에는 기장읍에서 택시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경찰차량을 들이받아 택시 운전사가 숨지고 경찰 3명이 다쳤다.
다행히 2년전 부산을 강타한 태풍 매미때와 같은 대형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제 태풍이 지나간 흔적을 지우는 일만 남았다.
CBS부산방송 박상희기자
◈…태풍피해 큰 반면 다행히 인명피해는 적어
태풍나비로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내려 2명이 실종되고 주택 126채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모두 2명이 실종됐다. 6일밤 8시 54분쯤 경주시 양남면에서 유실된 해안도로에서 체어맨 승용차가 추락해 10대 여성이 실종됐고, 이날 오전 11시 19분쯤에는 울산시 율동천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60대가 물에 빠져 실종됐다.
이와함께, 6일 오후에는 동해남부선 열차가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또한, 전남여수와 부산, 울산에서 정전이 발생해 3만 4천여(34137)세대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부산시 사하구에서는 담장이 50미터 가량 무너져 승용차 6대가 부서졌고, 울산과 양산등지에서도 옹벽과 축대붕괴사고가 잇따랐다.
동해·남해안 지역 중심으로 피해 속출
경북 포항에서 주택 100여채, 울산 야음동 18채 등 모두 126채가 침수됐고, 포항시 연일읍에서는 주택 3채가 강풍에 부서졌다.
때문에 현재까지 25세대 73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중앙 재난안전 대책본부는 잠정 집계하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피해집계가 이뤄지면 피해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 백스코 컨벤션홀 문짝과 홍보탑은 바람에 날아갔다. 또, 울산지역 하천과 도로 9군데가 침수됐고, 포항 냉천 제방 30미터가 떠내려갔으며, 북제주 구좌와 삼척항의 방파제가 유실됐다.
이밖에도, 포항을 비롯한 동해안 지방에서는 도로침수와 낙석붕괴 사고가 속출했다.
동해상으로 태풍 빠져나가며 본격 구제활동 돌입
태풍이 지나가는 사이 소방방채청과 각 지방자치단체는 2만 5천여명의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피해구제활동을 벌였다.
바람에 날아간 도로가 간판이나 침수지역 배수작업을 중점적으로 벌였고, 36명의 인명을 구조하는 성과도 올렸다. 재난 안전대책본부는 태풍이 완전히 빠져 나가면 본격적인 복구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태풍의 영향권에 든 영남지역 253개 학교가 임시휴교 중이고 전국 항포구에는 7만 3천여척의 선박이 정박중이다.
CBS사회부 이재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