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 몰래한 이웃사랑 ‘훈훈’
폐품‧폐지모아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의 불씨 지펴온 지 7년
온 가족, 몰래한 이웃사랑 ‘훈훈’
폐품‧폐지모아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의 불씨 지펴온 지 7년
어머니가 “오늘도 나가야지?” 하면 아들은 “물론이죠.”하고 답한다.
새벽 5시, 오늘도 어김없이 폐품등을 모으기 위해 힘차게 아침을 여는 모자(母子)의 손길이 분주하다.
주위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각별한 애정과 관심으로 소리없이 희망의 불씨를 지펴온 모자가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대전 동구 중앙동사무소에서 사회복지 업무를 맡고 있는 강영규(46)‧김양현(75)모자.
이들 모자는 새벽5시부터 7시까지 폐품 등을 수거하는 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지체장애인 어머니는 강씨가 출근하면 불편한 몸을 이끌고 또다시 이웃 동네를 돌면서 갖가지 폐지 등을 수거해 창고에 모아둔다.
이렇게 하루하루 모은 폐품․ 폐지등의 수익금 전액은 소년소녀가장, 모자가정등의 몫이다.
강씨 모자가 폐품등을 주워 어려운 이웃을 묵묵히 돕기 시작한 것은 99년부터.
특히 강씨가 동구청 운전원으로 근무하면서 2000년 대전보건대학(노인복지과)에 입학, 2004년 중앙동에서 사회복지 업무를 맡으면서 어려운 이웃에 더욱더 큰 관심을 갖게 됐다.
이때부터 강씨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찾아 나서던중 중구 유천동에 거주하는 조모씨의 모자가정과 인연을 맺어 매월 5만원씩 후원을 해줘 따뜻한 사랑을 나누고 있다.
또한, 서구 월평동에 거주하는 소년소녀가정에도 지인들과 함께 매월 10만원 상당의 생필품을 지원 하는등 청소년들이 바르게 성장토록 적극 보살펴 주고 있다.
이와 같이 편한 마음으로 어려운 이웃에게 지원을 해줄수 있게 도와준 숨은 주역이 있었으니 바로 부인과 자녀들이다.
99년 당시 폐품을 어머니와 함께 수거할 때만 해도 부인과 자녀들은 “뭣하러 귀찮게 주워 오느냐”는 등의 푸념 아닌 푸념을 늘어 놓았다 한다.
그러나 지금은 자녀들이 하굣길에 빈병․폐지를 주워오는 등 부인과 함께 이들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로 모자의 지친 어깨에 새로운 힘을 보태 주고 있다.
이들 모자는 주위 사람들이 “먹고 살만 할 텐데, 왜 폐지를 모아”하고 주위의 시선이 따가울땐 안타까운 심정이지만 “오른손이 한 일은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것이 자신들의 평소 신념이라며 겸손했다.
강씨가 사랑을 펼치면서 가장 보람되고 행복한 날은 월평동 소년소녀가정을 방문해 삼촌같이 따뜻한 정을 나눌때다.
처음에는 말도없고 무뚝뚝하던 학생들이 점차 마음의 문을 활짝열어 자신들의 고민을 털어놓고 웃는 모습을 보노라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 한다.
동료 직원 장병구씨는 “구청 사회과에 근무할 때 연말이면 양말 500켤레를 사와 어려운 이웃에게 보내달라고 했었다며 폐지를 모아 이런 큰 사랑을 실천하는지 상상도 못했다”고 전하고 이런 강씨 모자는 우리사회에 큰 귀감이 된다고 말했다.
강영규씨는 “현재 후원해 주고 있는 학생들이 고등학교 졸업시까지 지속적으로 작은 정성을 주고 싶다”며 “앞으로도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과
관심을 전함으로써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