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뇌 속 노폐물 간편 청소 방법 찾았다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뇌 속 노폐물을 간편하게 청소하는 방법을 찾았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혈관 연구단 고규영 연구단장 연구팀이 뇌 속 노폐물이 얼굴(눈·코 옆) 피부 아래의 림프관과 턱밑샘 림프절로 이어진 경로를 통해 배출된다는 것을 동물실험을 통해 밝혔다.
4일 IBS에 따르면 뇌에서 생성되는 대사 노폐물은 뇌척수액을 통해 밖으로 배출된다.
이 노폐물이 배출되지 않고 뇌 속에 쌓이면 신경세포를 손상해 인지기능 저하, 치매 등의 신경퇴행성 질환을 유발하는 핵심 요인이 되며, 특히 노화에 따라 뇌척수액의 노폐물 배출 능력은 급격히 떨어진다.
연구팀은 림프관에 선택적으로 형광 표지자를 발현하는 생쥐 모델과 생체 내 이미징 기술 등 첨단 시각화 기술을 활용해 뇌척수액 배출 경로를 시각화했다.
그 결과 뇌척수액이 눈 주위, 코안 쪽 그리고 입천장의 림프관을 통해 얼굴 피부 아래(주로 눈·코 옆) 림프관으로 모인 뒤 턱밑샘 림프절로 배출됨을 규명했다.
또 노화에 따라 약화된 뇌척수액 배출 기능을 정밀한 물리적 자극으로 개선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노화된 쥐에서 코안 쪽 림프관과 입천장 림프관은 변형되어 뇌척수액 배출 기능이 저하됐지만, 얼굴 피부 아래의 집합림프관은 구조와 기능이 정상적으로 유지됨을 발견했다.
이 집합림프관은 두개골 안쪽의 뇌척수액을 바깥쪽으로 빼주는 펌프 역할을 하는데, 노화된 쥐의 얼굴 피부 아래 집합림프관에 정밀한 저강도의 기계적 자극을 준 결과 뇌척수액 배출이 두세 배가량 늘어남을 확인했다.
비침습적인 자극으로 뇌척수액 배출을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한 만큼 연구팀은 이번 성과를 임상시험에 더 쉽게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규영 단장은 “이번 성과는 뇌 속 노폐물을 청소하는 뇌척수액 배출 경로의 지도를 완성한 것은 물론, 뇌척수액의 배출을 뇌 외부에서 조절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며 “향후 치매를 포함한 신경퇴행성 질환 연구에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