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여야 '현수막 전쟁'...지선 앞 상대 헐뜯기 본격화
[충청뉴스 김용우 기자] ‘측근 일감 몰아주기! 금품수수! 국민의힘 서철모 구청장은 즉각 사퇴하라!'(더불어민주당), `여성 접대부와 룸쌀롱에서 흥청망청! 검은돈 수 억원 받은 민주당 국회의원 사퇴하라!'(국민의힘)
대전지역 주요 거리 곳곳에 각 정당에서 내건 현수막 내용이다.
21대 대통령 선거가 끝자나 대전 여야가 `현수막 전쟁'을 벌이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앞 주도권 다툼이 시작된 셈이다.
현수막 전쟁은 민주당 대전시당이 선공을 날렸다.
시당은 지난 16일 서구청 전·현직 공무원과 입찰 업체 관계자들이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것을 고리로 국민의힘 소속 서철모 서구청장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현수막 역시 공세 수단 중 하나다.
그러나 대덕구 한 교차로에 설치된 현수막에는 ’측근 일감 몰아주기! 금품수수! 국민의힘 구청장은 즉각 사퇴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서구와 동구에 내걸린 현수막과 달리 ’서철모 구청장‘ 이름이 빠져 있어 구민들이 자칫 대덕구청장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최충규 대덕구청장은 18일 민주당의 현수막 관련 입장문을 내고 "대덕구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내용을 담은 현수막을 게첩해 지역 주민들에게 매우 큰 혼란을 주고 있다”라며 즉각적인 자진 철거와 함께 정중한 사과를 촉구했다.
또 "지방선거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 같은 행위를 통해 대덕구민에게 악의적인 오해를 유발함으로써, 선거에서 이익을 보기 위한 의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직격했다.
국민의힘 대전시당도 맞불을 놨다. 서구 이외 자치구에도 민주당 현수막이 도배되자 응수에 나선 것이다.
18일 오전부터 대전 주요 거리에는 ’여성 접대부, 룸쌀롱, 민주당 국회의원‘이라는 자극적인 문구가 포함된 현수막 설치가 시작됐다.
특정인을 지칭하진 않았지만 새 정부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과거 도덕성 논란을 빚은 ’새천년 NHK 사건‘을 재소환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해당 현수막 역시 시민들의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상대 진영 헐뜯기가 본격화하는 양상"이라며 "저급한 현수막 공방은 오히려 시민들에게 정치 혐오만 더 키우는 만큼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