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근로자 5명 나이지리아에서 피랍

2006-06-07     편집국

가스공사 직원 등 한국인 근로자 5명이 7일 아침(한국시각)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유전지대에서 무장단체에 의해 납치됐다.

한국인 근로자 5명 등 나이지리아 무장 단체에 '피랍'

아프리카 서부해안의 적도부근에 위치한 나이지리아의 해상 유전 지대에서 우리시간으로 이날 아침 7시 30분에서 8시 사이에 한국인 근로자 5명과 현지인 1명 등 모두 6명이 무장단체에 의해 납치됐다.

한국인 근로자가 납치된 현장은 나이지리아 유전지대인 니제르 델타지역의 포트하코트 인근에 위치한 보니섬의 대우건설 공사현장이다.

납치된 사람들은 대우건설 김상범 과장과 박창암 과장, 김희동씨 한국 가스안전공사에 근무하는 김옥규씨와 권혁철씨이다.

무장단체가 급습할 당시 현장에는 한국인 근로자가 14명이 있었지만 납치된 5명을 제외하고 9명은 모두 건물내 중앙통제실로 급히 피신해 피랍을 면했다.

정부는 현재 헬기를 동원해 공사 현장에 남아있는 9명의 근로자를 안전지대로 대피시키고 있다.

한국인 14명 중 9명은 피신…총격전까지 벌어진 것으로 알려져

무장단체가 한국인을 납치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총격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다행이 부상자 등 인명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주 나이지리아 대사관의 이점수 참사관은 "약간의 총격전 있다고 들었다. 상대 병력이 많고 화력에서 밀린다고 생각해서 지속적인 총격전은 하지 않은 것 같다"며 "다행히 9명은 피신했고 5명이 납치돼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어떤 무장단체가 납치를 했는지 이들의 요구사항이 뭔지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와관련해 로이터 통신은 나이지리아 무장단체인 합동혁명위원회가 수감돼 있는 현지 부족 지도자 2명의 석방을 요구하며 한국인 근로자를 납치했다고 보도했다.

안타까운 사실은 납치된 한국인 근로자와 가스공사 직원들이 현재 공사가 완료돼 다음달 현지에서 철수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나이지리아 이점수 참사관 "인질 살해한 경우는 없다"

우리 근로자들이 납치된 니제르 델타지역은 석유가 많이 나는 유전지역이다.

석유를 둘러싸고 그동안 소요가 많이 일어났는데 지난 2005년 1월 이후 총격사건 납치사건만 모두 27건이 발생했다.

정부는 총격이나 납치 시도과정에서 인명이 손상된 경우는 있지만 납치된 후 인명살상이나 부상은 아직 없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시 주 나이지리아 대사관의 이점수 참사관은 "납치로 인질 잡아가서 살해하거나 한 경우는 없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의 차이는 있지만 남부유전지대에서 납치된 근로자들은 모두 무사히 석방됐다"고 말했다.

우리 근로자들이 납치될 당시 공사 현장에는 나이지리아 해군 13명이 경비를 서고 있었지만 보트를 이용해 해안에 접근한 무장단체의 공격력이 강해 제지를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부, 대테러대책 실무협의 개최…현지에 지휘본부 설치 사태해결 나서

납치 사건 발생이 확인되면서 정부는 대우건설과 긴밀하게 연락하면서 무장단체의 정체 파악 등 석방위한 노력에 들어갔다.

정부는 이날 오후 3시 국정원과 외교부,경찰청 국방부 국장급이 참석하는 대테러대책 실무협의를 개최해 납치 사건을 논의했다.

외교부는 이규형 제 2차관 주재로 국외테러 사건대책 본부를 가동시켰다.

또 나이지리아 현지 한국 대사관에는 현장 지휘본부를 설치하고 나이지리아 대사를 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주한 나이지리아 대사를 불러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CBS정치부 구용회 기자 goodwill@cbs.co.kr/경제부 김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