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문학관, 박용래 시인 탄생 100주년 기념 사업 추진
(특별전) “눈물의 시인 박용래”, (문학콘서트) “박용래의 밤” 등 개최
[충청뉴스 김용우 기자] 대전문화재단(대표이사 백춘희)이 운영하는 대전문학관은 대전 대표 문인 박용래 시인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8월 13일부터 내년 7월까지 <특별전>, <문학콘서트>, <오룡역 문학전시> 등 다채로운 행사를 펼친다.
8월 13일 대전문학관 기획전시실에서는 <박용래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이 열린다. “눈물의 시인 박용래”의 문학세계를 재조명 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특별전은 박용래의 삶과 작품세계를 살펴보고, 그가 사랑한 그림들과 함께 시인의 대표 시를 감상하고 체험하는 전시로 준비했다.
특히 박용래를 기억하는 김배히, 정명희 등 대전 원로 화가들이 박용래 시인의 대표작을 형상화한 작품 6점이 시와 함께 전시된다. 또 전시장 한편에는 박용래 시인이 생전에 좋아했던 청시사 화단을 재조성하여 그가 좋아하던 꽃들과 시를 함께 감상하고 체험하는 공간을 마련했다.
이번 전시는 「무장애 문화향유 활성화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한국장애인 문화예술원의 지원을 통해 개최된다. 이를 통해 대전광역시손소리복지관,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와 함께 점자, 음성해설, 수화영상 등 일반시민과 장애인 모두를 위한 전시 관람 환경을 마련으며, 전시 기간 농인해설사를 배치해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특별한 해설도 진행된다.
또한 8월 14일 19시 대전 지하철 오룡역에서는 『박용래 평전』등을 펴낸 고형진 고려대 명예교수를 초청하여 <문학콘서트> “시와 선율의 정거장, 박용래의 밤”이 펼쳐진다.
박용래 시인의 시세계를 주제로 한 이번 <문학콘서트>는 손미시인과 고형진교수의 대담 형식 토크와 싱어송라이터 신남영의 박용래 시를 가사로 하여 작곡한 노래가 함께하는 뮤직토크콘서트 형식으로 펼쳐진다.
9월부터는 박용래 생가인 ‘청시사(靑柿舍)’ 인근 오룡역에서 대한민국 문학주간을 기념한 <박용래의 시, 역을 걷다> 전시와 <박용래 탐방 프로그램>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옛 청시사(靑柿舍)터에 위치한 현 공영주차장 표지석 주변 벽면을 청시사 이미지 벽화 및 박용래의 대표 작품 시화로 정비할 예정이다.
충남 강경 출생인 박용래 시인은 강경상업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후 조선은행에 입사했다. 1944년 대전지점에서 근무한 것을 계기로 대전과 인연을 맺고 문학에 뜻을 두면서 해방 후부터 시쓰기에 전념해 1955년 ≪현대문학≫에 ‘가을의 노래’, 1956년 ‘황토길’, ‘땅’ 3회 추천으로 등단했다. 그후 작품집 ≪싸락눈≫(삼애사, 1969), ≪강아지풀≫(민음사, 1975) 등을 발간했다. 고교 문학 교과서와 수능모의고사에 <울타리 밖>, <월훈> 등의 시가 실렸으며, <겨울밤>은 ≪재외동표용 한국어I≫에 실렸다.
‘눈물의 시인’, ‘정한의 시인’으로 불리는 박용래는 그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사망할 때까지 일생을 오로지 시만을 위해 살았던 순교자적 시인으로 불린다. 그는 한국 사회가 급속한 도시화를 겪던 시기에 남들이 관심 갖지 않는 ‘미물의 아름다움’을 섬세한 언어로 승화시킨 몇 안 되는 서정파 전통 시인이다.
최동호 평론가는 “박용래의 서정시가 김소월, 김영랑, 박목월로 이어지는 서정시의 계보에서 한걸음 더 나아갔다고 전제하고 정지용, 김광균의 모더니즘적 기법도 자기 나름의 시작법으로 수용했다는 점에서 현대적인 면을 갖고 있는 서정시인”으로 평했다. 고형진 고려대 명예교수는 “박용래시인의 시는 아직 저평가돼 있다”며 그와 관련된 책을 쓰게 된 계기도 “그의 시세계를 더 많은 독자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라고 말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