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고품질 대면적 흑연 필름 생산법 개발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고품질 대면적 흑연 필름 생산법을 개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로드니 루오프 연구단장 연구팀이 기존 합성 흑연보다 약 1만배 큰 밀리미터(mm) 크기의 결정립을 가진 거울처럼 매끄러운 흑연 필름 생산법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흑연은 전기와 열이 잘 통하는 성질은 물론 방향에 따라 서로 다른 성질을 보이는 ‘이방성(anisotropy)' 특성을 가져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소재다. 배터리 음극재를 비롯해 촉매, 원자력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수십 년간 연구자들은 더 넓은 면적의 결정립과 매끄러운 층상 구조를 갖춘 고품질의 인공 흑연 생산을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기존의 고온 처리 방식으로 생성된 흑연은 결정립 크기가 제한적이고 밀도가 낮으며, 표면이 고르지 않다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흑연 필름은 결정 크기가 작고, 냉각 과정에서 주름이나 변형이 발생하기 쉬워 제작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에 연구팀은 독창적인 ‘다공성 기판’ 전략을 활용해 이를 극복했다.
연구팀은 흑연을 성장시킨 후 니켈-몰리브데넘(Ni-Mo) 합금의 용융 상태에서 니켈만 선택적으로 증발시켜, 스펀지처럼 다공성이 높은 기판을 제작했다. 이렇게 만든 다공성 기판은 쿠션처럼 작용하여 흑연이 구겨지지 않고 응력을 흡수해 필름의 주름이나 꺾임을 방지한다.
또 연구진은 주름 없는 표면과 밀리미터 크기의 결정립을 가진 거울형 흑연을 합성하기 위한 최적의 조합을 찾고자 여러 금속을 조합하자 니켈-몰리브데넘(Ni-Mo) 조합이 가장 좋은 성능을 제공했다.
이 조합을 사용하면 초당 6.2개의 원자층이 성장하는 기존 방식 대비 20배 이상 빠른 속도로 흑연이 성장해, 대면적 흑연 필름 생산에 특히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로드니 루오프 연구단장은 “고품질 흑연에 대한 우리의 기초 연구가 전 세계 다른 연구 그룹의 심도 있는 연구의 토대가 될 것"이라며 "흑연을 활용한 응용 연구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