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에서 즐길수 있는 실내 피서지 3곳은
[충청뉴스 유규상 기자] 폭우와 폭염이 번갈아 이어지는 여름. 방학과 주말이면 어디든 떠나야 하는 시민들에게, 날씨 걱정 없이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아산의 실내 문화·체험 공간 세 곳을 소개한다.
■ 얼음 위에서 즐기는, 이순신빙상장
충남 최초 국제규격 실내 빙상장인 아산 이순신빙상장(아산시 남부로 370-42)은 평균 10도 안팎의 냉기가 유지되는 대표 여름 피서지로, 볼쇼이 아이스쇼를 비롯해 전국동계체육대회, 피겨 국가대표 선발전 등 국내외 대회를 치른 동계스포츠 거점 시설이다.
여름방학 동안 가족 단위 스케이트 체험이 늘며 지난 7월 한 달 방문객이 약 7천 명에 달했다. 자유 스케이팅, 피겨·쇼트트랙 강습, 학교 체험학습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방학 기간에는 속성 스케이트 교실도 열린다.
이용 요금은 성인 3,000원, 청소년 2,500원, 어린이 2,000원, 스케이트 대여료는 2,500원으로, 도심권 실내 스포츠 시설 가운데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스케이트와 보호장비는 현장에서 바로 대여할 수 있으며, 496석 규모의 관람석과 스낵바, 탈의실, 넉넉한 주차 공간까지 갖춰 이용객 만족도가 높다.
다만, 얼음 위 스포츠 특성상 부상 위험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부상 방지를 위해 긴팔·긴바지·헬멧 등 안전장비 착용이 필수다. 안전요원이 상시 배치돼 있지만, 기본 수칙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직접 스케이트를 타지 않더라도 이순신빙상장은 훌륭한 여름 쉼터가 된다. 실내에 들어서는 순간 청량한 공기가 반기고, 2층 관람석에서 책을 읽거나 아이들의 스케이팅을 지켜보는 여유를 즐길 수 있다.
■ 과학의 공간, 충남교육청과학교육원
장존동에 위치한 충청남도교육청과학교육원(아산시 순천향로 624-30)은 모든 전시·체험이 무료로 운영되는 과학문화공간이다. 여름방학 한 달 동안 평균 7천~8천 명이 이곳을 찾을 만큼 가족 단위 방문객의 발길이 꾸준하다. 무엇보다 아산 대표 관광지인 신정호와 인접해 있어 산책이나 식사를 곁들인 주말 나들이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전시관은 연령별 눈높이에 맞춰 구성돼 있다. 유아과학관에는 ‘걸리버 몸 속 탐험’ 등 체험 콘텐츠가, 초등 이상은 기초과학관·생명지구환경관·첨단융합과학관에서 놀이처럼 과학을 접할 수 있다.
안내데스크에 비치된 연령별 ‘과학 퀴즈 투어’ 팸플릿도 눈길을 끈다. 초등 저학년, 고학년, 중학생용으로 구분된 퀴즈 자료는 각 공간의 수준별 핵심 개념을 놓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설계돼 있다. 단순한 관람에 그치지 않고, 참여형 문제풀이와 해설을 통해 과학적 사고를 유도하는 점이 특징이다.
상설 전시관은 운영시간(오전 10시~오후 5시) 중 언제든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으며, 체험 설비는 별도 예약 없이 이용 가능하지만 과학의 원리를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고 싶다면 해설사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유아과학관은 하루 6회, 기초과학관은 평일 2회·주말 3회, 로봇댄스 공연은 평일 1회·주말 3회 운영된다. 온라인 사전 예약이 가능하며, 당일 현장 접수는 잔여 인원에 한해 진행된다.
방학 기간 운영되는 유아·초등·중등 대상 과학탐구교실과 매월 1회 열리는 천체 관측 프로그램 ‘별빛산책’도 빠르게 마감될 만큼 인기가 높다. 모든 예약은 교육원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다.
첨단융합과학관은 내년 초 개장을 목표로 리모델링 중이다. AI 기반 대화형 로봇, 인터랙티브 체험 콘텐츠 등 최신 과학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 과거와 현재의 대화, 온양민속박물관
1978년 개관한 온양민속박물관(아산시 충무로 123)은 국내 최초 사립 민속박물관으로 6만4,800㎡ 부지에 전시관, 전통 건축물, 공예창작지원센터, 카페, 뮤지엄숍이 갖춰져 있다.
이곳은 건축 자체도 작품이다. 백제 무령왕릉을 모티브로 설계된 본관은 2004년 베니스 건축비엔날레에서 특별상을 받은 김석철 건축가 작품이다. 초기 설계 단계부터 유물 배치와 전시 동선을 고려해 관람 흐름이 자연스럽고 공간이 효율적이다. 전시동 옆 구정아트센터는 재일교포 출신 세계적 건축가 이타미 준이 설계한 건물로, 충무공 이순신의 거북선을 형상화한 외관이 인상적이다.
본관 전시관은 총 3개의 상설전시실로 구성되었으며, 제1전시실은 출생, 혼례, 제례, 의식주 등 한국인의 삶을, 제2전시실은 농업·어업·사냥·대장간 등 생업의 현장을, 제3전시실은 공예기술, 민속신앙, 학술제도 등 조선의 정신문화를 주제로 한다. 전시 해설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매 정각에 운영되며, 온라인 사전 신청 또는 현장 접수로 이용할 수 있다.
박물관이 소장한 유물은 2만여 점에 달하며, 이 중 일부는 국가 지정문화재로 등록돼 있다. 고려시대 제작된 ‘천수원명 청동북’과 영·정조 시대 왕세자 의례용 갑주와 갑주함, 흥선대원군의 거북흉배, 아산 삼도수군 해방총도 등이 대표 소장품이다.
실내 관람을 마친 뒤 야외정원에는 강원도 삼척에서 옮겨온 전통가옥 ‘너와집’을 비롯해 삼층석탑, 석조여래입상, 비각, 정각 등이 있고 울창한 수목이 조성되어 있어 산책을 할 수 있다.
주말에는 뮤지엄숍에서 판매하는 키트를 활용한 만들기 체험도 가능하다. 전통문양을 활용한 팽이·부채 만들기 키트가 가장 인기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K팝 데몬 헌터스’ 캐릭터 ‘더피’와 ‘서씨’의 모티브가 된 호작도 책갈피·자석도 인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