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태조왕건의 사찰 천흥사지 학술대회 열고 사적지정 필요성 제기
"기록이 없으면 유물이 증명할 것이다." 지속적인 연구와 발굴 주문
[충청뉴스 유규상 기자] 고려태조 왕건의 사찰 천흥사지 사적지정을 위한 학술대회가 14일 천안역사박물관에서 개최되었고, 불교계 관계자, 천안시청 공무원과 한국중세고고학회 정의도 회장, 충남역사문화원 임정희 연구실장, 천안시의회 이종만 위원장, 엄소영 시의원, 지역향토사 회장과 회원 등 100여명이 참여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충남도역사문화원에서 주관하는 행사로 2024년도 역사부분 학술대회에 이어서 고고부분 성과를 종합적으로 정리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임정희 충남도역사문화원 연구실장은 개회사를 통해 천흥사는 당간지주와 오층석탑 등 2건의 보물과 국보인 천흥사지 동종을 품은 천안의 중요불교유적으로 2019년도부터 올해까지 이어진 4차례 발굴조사에서도 다수의 불전건물과 기와가 출토되어 역사성과 진정성이 고증되었다"며 "오늘 학술대회를 통해 천흥사의 창건과 공간적 범위 등 사찰의 옛모습을 복원하고 사찰터에 남겨진 유물들을 살펴 왕실사찰 천흥사의 위상과 가치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천안시장 권한대행 김석필 부시장은 환영사에서 "서기 930년 고려 태조왕건은 천안에 도독부를 설치하면서부터 천안이라는 지명이 생겼다"면서, "천흥사는 고려의 통치철학과 불교문화가 집약된 왕실사찰임이 확인된 만큼 오늘 학술대회에서 그동안의 고고학적 성과를 공유하고 고견을 모아 국가유산 사적지정의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5명 연구자의 다양한 분야에 대한 주제 발표가 이어졌다.
제1 발표자인 국가문화유산연구원 조원창 연구원은 성거산 천흥사의 창건과 사역의 공간적 범위관련, "천흥사에 관한 창건기록은 아직 확인된 것은 없지만 역사적 상황에 따라 태조 왕건설과 현종설 등이 대두되고 있다"면서 "다수의 '천흥사' 명 기와를 통해 그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고, 향후 시굴조사를 통해 유구의 존재여부, 동종과 관련된 부도전지 등의 확인조사가 계속 지속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제2 발표자인 단국대학교 엄기표 교수는 천안 천흥사지 오층석탑과 당간지주의 특징과 가치관련, "고려때의 당간지주는 기능적인 측면이 강조되어 세련된 형태는 아니었다."며 "오층석탑은 고려시대의 불교문화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중앙의 수준 높은 장인이 만든 건축물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제3 발표자인 고양시청 김수현 학예연구사는 "1010년 천안 천흥사 범종의 제작과 의미 관련, "천흥사 범종은 통일신라시대의 전통적 조형성과 양식을 계승하며, 고려시대의 새로운 요소를 반영한 작품이며, 천흥사는 현종의 조부이자 고려 건국자 태조가 개창한 사찰로 천흥사 범종의 봉안은 자신의 즉위 1년을 기념하며, 태조를 계승하여 왕위에 오른 정통성을 대외적으로 과시하여 자신의 통치력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이었다"고 말했다.
제4 발표자인 건축문헌 고고스튜디오 이승연 연구원은 조영배경과 종파를 통해 본 고려시대 천흥사지 공간구성의 특징과 변천 관련, "천흥사지는 그동안 고려 태조때 천안부의 설치와 함께 고려 왕실과 관련하여 개창되거나 중창된 사원의 관점에서 다루어져 왔으나 왕실과의 관련성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문헌이나 고고학적 자료가 아직까지 확인 된 것이 없기 때문에 왕실사찰로 해석하는 것은 오히려 천흥사지를 이해하는데 한계를 줄 수 있다"며, "향후 연차적인 발굴조사를 통해 사역의 전모가 밝혀지고 이를 토대로 유적의 가치를 밝혀야 한다"고 역설했다.
제5 발표자인 국민대학교 홍영의 교수는 천안부와 천흥사 창건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 관련 주제발표에서 "고려시대 천안에는 사찰의 창건과 증축이 활발하게 이루어 졌으나 실제 이러한 사실을 뒤받침하는 문헌도 적을 뿐만 아니라 현존하는 사찰도 몇 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조선시대의 억불숭유의 분위기속에서 위축되고, 임진왜란 등으로 사찰의 존폐가 거듭되었기 때문"이라면서, "고려시대 천흥부 성립의 역사적 의미속에서 천흥사의 역사적 의미와 천안의 대표적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종합토론에서 토론자들은 "문헌과 기록이 없다고 해서 문화유산이 없는 것이 아니다. 발굴을 통해 새로운 면모가 계속 드러나는 유물이 이를 증명할 수도 있다"면서, "천흥사지가 사적지정을 위해서는 지금까지 발굴조사를 통해서 수집된 자료의 심층분석 및 현존 유물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 그리고 천흥사 창건시기에 대한 여러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지속적인 연구가 진행해야 하며, 지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천안시의 노력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