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이글스, 장애인석→특별석 판매...장애인들 '부글부글'

2025-08-18     김용우 기자

[충청뉴스 김용우 기자] 프로야구 구단 한화이글스가 대전한화생명볼파크 내 장애인석을 무단 전용해 특별석으로 판매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역 장애인들은 형사고발 등 법적 조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올 시즌 성적과 인기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한화가 사회적 약속을 저버린 채 ‘돈 벌기’에 우선순위를 뒀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기업 이미지에도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대전장애인권익수호추진연대(이하 연대)와 대전시의회 황경아 부의장(국민의힘·비례)은 18일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화이글스 구단을 강력 규탄했다.

연대는 성명을 통해 "한화이글스가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내 장애인 지정석을 특별석으로 판매하며 상업적 이익을 챙겼다"며 "이는 장애인의 문화 향유권과 평등권을 침해한 명백한 차별이자 불법행위"라고 직격했다.

이어 "장애인 지정석은 단순한 좌석이 아니라 법률에 따라 반드시 보장해야 하는 사회적 약속"이라며 "한화이글스가 이를 무시한 채 지정석을 특별석으로 판매한 것은 장애인의 권리를 경시하고 사적 이익을 우선한 차별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안을 단순 행정 착오나 실수로 볼 수 없다"며 "우리는 장애인의 접근권을 침해한 책임자 형사 고발, 대전시와 관계 기관이 철저히 조사해 강력히 조치해야 한다"고 볼륨을 높였다.

이와 함께 △장애인 지정석 즉각 원상복구 △피해 장애인에 대한 사과 △책임자 공개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대전시 및 관계 기관의 철저한 조사와 강력한 행정처분 등을 구단 측에 요구했다.

황경아 부의장은 한화 구단을 향해 “악질적 인권 침해와 위법행위를 저질렀다”며 경찰에 고발장 제출을 예고했다.

황 부의장은 “장애인 지정석은 법에 따라 반드시 보장돼야 하는 사회적 약속”이라며 “한화이글스는 법과 규정을 무시하고 장애인 관람권을 침해했으며, 상업적 이익을 위한 특별석으로 둔갑시켜 이를 모르고 구매한 시민을 기망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요즘 경기가 어려워서 김승연 한화 회장이 장애인석을 특별석으로 만든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며 "참으로 어이가 없고 분통하며 장애인으로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억울하고 분통한 데 대기업이 도와주지 못할 망정 이럴 수 있느냐"고 일갈했다.

앞서 대전시는 대전한화생명볼파크 개장 점검 기간인 지난 4월 장애인석 일부가 일반석으로 전환돼 판매되는 것을 확인하고 한화이글스 측에 5월과 7월 2차례 공문을 보내 원상 복구할 것을 통보했으나 한화이글스 측은 이행하지 않았다. 최근 사법기관 고발 방침이 알려진 후에야 원상복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구단이 가장 비싼 경기를 기준으로 한 좌석당 8000원짜리 장애인석 4석이 5만 원짜리 특별석 7석으로 탈바꿈해 현재까지 2억 원이 넘는 수익을 얻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화이글스 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장애인단체 총연합회와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즉시 조치할 수 있는 부분은 이른 시일 내 조치하겠다"며 "궁극적으로 장애인 뿐 아니라 장애인 가족,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분들에 대해 최고의 시설과 편의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