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건양대 연구팀, 새 결핵 백신‧치료 플랫폼 개발

향후 난치성 감염병 전반에 확대 적용 기대

2025-08-26     이성현 기자
연구진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항원제시세포를 활용해 결핵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새 전략이 개발됐다.

연세대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신성재 교수, 김홍민 박사 연구팀은 건양대 의과대학 세포생물학교실 김종석 교수와 함께 항원제시세포인 수지상세포를 활용해 결핵 예방과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도출,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어드밴스드 리서치(Journal of Advanced Research, IF 13.0)'에 게재했다고 26일 밝혔다.

결핵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3대 감염병 중 인류 역사 상 가장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치명적인 감염질환으로 세계 인구의 약 25%, 20억 명 이상이 결핵균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결핵의 유일한 백신은 BCG 백신이다. BCG 백신은 소아기 파종성 결핵, 결핵성 수막염 등 중증 폐외결핵의 예방 효과는 있지만 가장 흔한 형태인 청소년 이후 폐결핵에 대한 효과는 매우 제한적이다. 최근에는 항생제 내성 결핵균의 증가로 인해 치료도 어려워지고 있다. 결핵 퇴치를 위한 새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필요한 배경이다.

연구팀은 항원제시세포인 수지상세포를 활용해 결핵 백신과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했다. 수지상세포는 침입한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항원을 가장 먼저 인식·가공해 T세포에 전달함으로써 면역 반응을 유도한다.

연구진은 BCG 백신을 접종한 뒤, 결핵균에서 추출한 항원 성분으로 활성화한 수지상세포를 마우스에 주입했다. 그 결과 감염 1주일 이내에 폐 조직에서 결핵균을 인식하는 T세포가 빠르게 증가했고, 10주 후에는 BCG 단독 투여군에 비해 결핵균 성장이 90% 이상 억제됐다.

또한 결핵균 억제에 핵심적인 사이토카인(IFN-γ, IL-2, TNF-α)을 동시에 분비하는 T세포가 증가했으며, 장기적으로 면역력을 유지하는 조직상주 기억 T세포도 다수 형성됐다. 특히 BCG 백신만 접종한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효능이 떨어졌으나, 수지상세포와 병용한 그룹은 30주 이상 효과가 지속됐다.

신성재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히 백신의 효능을 강화하는 수준을 넘어, 결핵의 병인 전 과정에 적용 가능한 차세대 제어 전략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예방과 치료를 아우르는 통합 면역치료 전략의 필요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종석 교수도 “수지상세포 기반 플랫폼은 결핵뿐 아니라 향후 난치성 감염병 전반에 확대 적용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며 “이번 성과를 토대로 차세대 면역치료 전략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 지원사업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백신실용화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