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 ‘백제 목조 저장시설 문화유산 지정 위한 국제학술대회 개최

천안시, 금산군, 서천군 공동개최, 문화유산 지정을 위한 학술적 토대 마련

2025-08-28     유규상 기자

[충청뉴스 유규상 기자] 천안시는 금산군, 서천군과 함께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온지관에서 ‘백제 목조 저장시설과 동아시아 문화비교’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천안시 등 3개 시군이 공동 주최하고 충남역사문화연구원, 한국전통문화대학교가 주관한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천안 위례성, 금산 백령성, 서천 봉선리 유적 등에서 확인된 백제시대 대형 목조 저장시설을 중심으로 해당 유산의 충남도 문화유산 지정을 위한 학술적 기반을 마련하고자 추진되었다.

학술대회에는 고고학·보존과학·건축사 분야 국내외 연구자들이 참여해 백제 목조 저장시설의 분포와 구조, 건축기법, 조성 시기, 보존처리 및 가공 기술 등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으며, 장기승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원장,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강경환 총장, 조일교 충남도문화체육관광국장, 천안시, 서천군, 금산군 문화유산관련 과장과 관계 공무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국가문화유산연구원 조원창 연구원은 '벡제 목조 저장시설의 가치와 향후과제' 기조발표에서 "목조저장시설은 그동안 여러 연구자에 의해 그 성격이 집수시설, 저수시설, 창고, 군 지휘시설로  밝혀졌는데, 이는 유구내에서 출토된 유물과 축조기법에 의해 판단된 것"이라며, "지붕이나 외진주 등의 존재는 지금까지 거의 알려진 것이 없어서 앞으로 조사과정에서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대회에는 중국 사회과학원의 왕페이펑(王飛峰) 교수, 일본 시즈오카도로 박물관의 오카무라 와타루(岡村渉) 관장 등 동아시아 고대 목조 구조 전문가들이 참석해 백제 목조 유산의 국제적 위상과 비교 가능성을 조명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왕페이펑(王飛峰) 교수는 '한나라와 당나라 시기 발견된 곡창유적 및 관련 제문제' 주제발표에서 "중국 한나라의 경사창, 북위 평성과 낙양시기의 궁중 곡물창고, 수당시기의 함가창, 여양창 등에 대한 고고발굴성과를 종합적으로 소개"하고 제반 문제들에 대하여 설명했다.

서원문화유산연구원 조순흠 연구원은 '남한지역 목곽시설의 현황과 기능'관련 주제발표에서 "목관시설은 대부분 백제영역에서 확인되고 있어 백제의 고유한 기술적 속성으로 이해 되기도 하였으나 최근 신라와 고구려 영역에서도 조사 예가 증가되고 있으며, 이전 목곽시설로 인지하지 못하고 저장시설로 보고된 사례도 확인된다"면서, "목관시설의 구조는 축조주제와 관계없이 동일한 공정과 기법이 적용되었기 때문에 개별국가의 고유한 기술적 속성으로 이해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한양대학교 한동수 교수는 '백제목조 저장시설과 동아시아 문화비교'관련 주제발표에서 "기둥과 초석, 인방재 이 삼자의 관계를 살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목조건축기법 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연구 성과가 미진한 상태인데 백제시대 지하 목조저장시설이 다수 발굴되면서 우리나라 고대 목조건축의 구조에 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면서 "백제시기 지하 목조저장시설에 관한 건축구법이 어떻게 시작 되었고 어느 지역의 영향을 받은 것인지, 독자적인지 규명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인데 현재까지 건축역사학계의 연구성과가 거의 없어서 중국, 일본 발굴유구와 현존하는 유적사이의 비교를 통한 연구가 진척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목재유산연구소 이광희 연구원은 '백제 목조 저장시설들의 제작시기 연구'관련 주제발표에서 방사성탄소연대측정으로 각 저장시설 목부재들의 공통연대 측정을 실시한 바 서천 봉선리 유적이 서기 460-510년, 천안 성거산성은 서기 600-640년, 금산 백령산성은 서기 567-598년으로 확인하였다"며, 이후에 추가 데이터가 축적된다면 크로스데이터링을 진행하여 정확한 상대연대를 부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김수철 교수는 '백제 목조 저장시설의 보존처리'관련 주제발표에서, "충남권역의 서천 봉선리 유적, 금산 백령산성, 천안 성거산 위례성에서 출토된 목조 저장시설은 백제 당대의 생활상, 건축, 기술, 재료 등의 집약체이며 유산적 가치가 크므로 향후 각 지방자치단체의 전시관, 박물관에서 전시 및 활용된다면 국민의 문화유산 의식 함양에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현재 진행중인 세 목조 저장시설에 대한 보존처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여 추후 목조저장 보존처리에 우수사례를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송희수 교수의 '백제 목조저장시설의 가공흔과 가공시설'관련 주제발표에 이어서, 국립 공주대학교 문화재보존과 이찬희 교수가 좌장을 맡아 종합토론을 진행하였다.

이찬희 교수는 본격 토론을 진행하기에 앞서 "문화유산으로 지정되려면 문화유산을 지정할 종목을 선택해야하고 어떤 전략으로 추진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언급하면서 "해당 시설이 문화유산으로 지정되고 나서 어디서 관리해야 할 지, 처리와 홍보는 어떻게 해야할 지 등의 대책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합토론에서 거론된 이슈로는 일본의 고대유적에서 삼나무가 건축재료로 주로 활용되었는지에 대한 문제, 부산대학교 이승영교수의 '중국 고대 목조틀 유구' 주제발표관련 유구 배치도 관련 사항, 백제시대 지하 목곽시설이 저장시설인지 논란, 목재유물의 연대분석에 있어서 수피조건이 무엇 때문에 필요한지 등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었다.

한편, 천안시와 금산군, 서천군은 발표된 연구 성과와 토론 내용을 향후 도 문화유산 지정을 위한 핵심 근거 자료로 활용하고 앞으로 학술연구와 정책적 지원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계자 천안시 관광과장은 “이번 학술대회는 백제 목조 저장시설의 고고학적, 보존과학적, 건축사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었다”며, “이번 국제학술대회에서 제기되었던 논의의 성과를 바탕으로 백제 목조저장 시설이 충남도 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