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김진수 교수, 34억 원 주식 기부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공학생물대학원 김진수 교수가 기후 재난과 농업 위기 극복을 위해 ㈜툴젠 주식 8만5000주를 기부했다고 16일 밝혔다.
해당 주식은 전일 기준 약 34억 3800만원 상당으로 KAIST는 이를 활용해 농업·생명과학 분야의 혁신적 연구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기부금은 올해 하반기 설립 예정인 ‘식물기반 탄소포집연구센터’에 사용되며 KAIST는 이를 기반으로 기후 변화 대응과 글로벌 식량 안보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를 본격화해 지속 가능한 미래 사회 구현에 기여할 방침이다.
연구소는 식물과 미세조류(algae)의 광합성 효율을 극대화하는 기술 개발에 집중한다. 이를 통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흡수율을 높여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하고, 동시에 식량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식량 안보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다.
핵심 기술은 김진수 교수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세포소기관(엽록체·미토콘드리아) DNA 직접 교정 기술’이다.
햇빛을 받아 광합성을 담당하는 엽록체와 세포의 에너지 발전소 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는 자체 DNA를 갖고 있는데, 기존 크리스퍼(CRISPR) 기술로는 교정이 불가능했다. 이번 기술은 이 DNA까지 정밀 교정할 수 있어 향후 난치성 유전질환 연구와 치료에도 활용될 수 있다.
또 이 기술로 개발한 작물은 원래 식물에 있는 DNA를 직접 교정하는 방식이라 외부 유전자를 삽입하지 않기 때문에 GMO(유전자변형생물체)가 아니라, 미국, 일본 등에서 ‘비유전자변형생물체(Non-GMO)’로 인정받는다. 이는 규제 장벽이 낮고 소비자 수용성을 높여, 기술 상용화와 시장 진출 가능성을 크게 확대한다.
KAIST는 이번 연구소 설립을 통해 기후 변화 속 식량 위기 극복, 농업 생산성의 획기적 향상, 지속 가능한 탄소 저감 방안 제시, 차세대 바이오에너지 산업 창출 등 다양한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김 교수의 핵심 기술을 적용하면, 이산화탄소를 많이 흡수하고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고효율 작물을 대량 생산할 수 있다.
이 작물은 친환경 항공 연료인 지속가능항공유(SAF)의 원료로 쓰일 수 있어 한국이 미래 항공 연료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될 전망이다.
김 교수는 “인류가 직면한 기후 변화와 식량 안보 위기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며 “유전자 교정 과학기술의 발전과 인력 양성은 물론 산학연 협력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광형 총장은 “김진수 교수님의 기부는 과학자의 헌신과 사회적 책임을 보여주는 귀감”이라며 “KAIST는 식물기반 탄소포집연구센터를 통해 혁신 기술을 선도하고 글로벌 기후·식량 위기 해결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