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용 칼럼] 좋은 습관의 열매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독일의 철학자 칸트는, 그 누구보다도 철저하게 규칙적인 생활을 한 사람이었습니다.
칸트는 같은 시간에 같은 거리를 같은 속도로 산책할 뿐만 아니라 일정한 양의 음료수를 마시는 것까지 하나의 규칙으로 삼고 지켜왔습니다.
이러한 칸트는 만년에 몸이 몹시 아파서 병상에 눕게 되었습니다. 간호원은 머지않아 세상을 뜰 칸트를 위해서 정성을 다 쏟았다. "간호원, 나 좀 봐요." 칸트는 힘없는 소리로 간호원을 불렀습니다.
간호원은 재빨리 칸트의 곁으로 달려와서는 칸트의 입 가까이에 귀를 갖다 댔습니다. "간호원, 나 물 눈곱만큼 좀 줘요." "예." 간호원은 칸트에게 컵에다 요청한 눈꼽만큼 물을 따라 주었습니다. "선생님, 드셔요." "응, 고마워요." 칸트는 떨리는 손으로 물을 받아 쥐고는 천천히 마셨습니다.
시원해하는 칸트를 본 간호원은 물을 더 줄려고 하니 칸트는 싫다는 것입니다. 얼마 남지 않은 삶이라도 규칙대로 습관화된 생활을 철저히 하는 칸트의 생활에 깊이 감동하였습니다.
습관에는 나쁜 습관이 있고 좋은 습관이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좋은 습관을 만드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나쁜 습관은 너무나 쉽게 빨리 만들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은 좋은 습관보다 나쁜 습관의 영향을 더 빠르고 쉽게 받는다는 것입니다. 나쁜 습관은 전염병과 같이 자신만이 아니라 주변의 사람들에게도 빠른 속도로 번져 나갑니다. 우리 속담에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라는 말이 있듯이 나쁜 습관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오래갑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나쁜 습관을 바꾸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나쁜 습관은 쉽게 고쳐지지 않습니다. 차라리 나쁜 습관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좋은 습관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이 더 현명한 일입니다.
브라운 랜던(Brown Landon)은 ‘고정관념을 깨는 습관의 법칙’이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제발 습관을 바꾸려고 노력하지 말라. 습관을 바꾸려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만 아니라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은 습관을 바꾸는 일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리석게도 보지 않고, 가지 않고, 하지 않는 것만으로 나쁜 습관을 끊으려 합니다. 이제 나쁜 습관을 버리는 데 시간을 낭비하기보다 좋은 습관, 새로운 습관, 거룩한 습관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좋은 습관, 거룩한 습관이 주는 기쁨과 열매가 있다면 나쁜 습관은 점점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군인이 훈련하는 것은 반복입니다. 반복은 좋은 습관을 만들고, 좋은 습관은 좋은 인격을 만들고, 좋은 인격은 좋은 체질로 바뀝니다. 세계적인 거부로 유명한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이 워싱턴 대학에서 초청 강연을 했습니다.
강연 후 어떻게 부유해 질수 있느냐고 학생들이 질문을 했습니다. 대답은 아주 간단했습니다. “높은 IQ가아니라,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습관과 긍정적인 성격”이라고 했습니다.
그렇다. 우리가 아는 성공한 사람들이나, 존경받는 사람들은 대부분 훈련된 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합니다. 대부분의 행동은 이미 길들여진 습관에서 나온 것입니다.
빌 게이츠의 예의가 바른 습관이, 마이크로소프트를 찾아갔을 때, IBM 이사의 마음을 움직였고, 이를 통해 성공의 기회를 잡아 세계 최대의 부자가 되었습니다.
누구에게나 친근하게 다가가 편하게 대해주는 오프라 윈프리의 습관은, 그녀를 ‘토크쇼의 여왕’의 자리에 오르게 해줬습니다.
워런 버핏이 투자의 귀재로 불릴 수 있었던 것은 보통 사람보다 5배나 더 많은 책을 읽는 좋은 습관을 통해서였다고 합니다.
좋은 습관은 끊임없이 반복된 훈련을 통해 좋은 인격이 만들어지고, 좋은 인격은 좋은 체질로 바뀌는 것입니다.
피아노 조율사는 음을 조율할 때 한 개의 음, 중간C음만 눌러봅니다. 조율사는 이 하나의 음을 확실하게 잡음으로써 수많은 다른 음들을 자동으로 정확하게 조율합니다.
인간의 잘못된 습관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구에게나 약점은 있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약점 하나를 바로 잡으면 삶 전체에 변화가 옵니다. 게으른 사람은 아침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십시오. 이 한 가지 변화가 삶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입니다.
'중간C음'을 찾아 삶을 조율하는 지혜를 가지시기를 챨스 더히그라는 분이 쓴 ‘습관의 힘’이라는 책이 이 문제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 분은 MIT에서 뇌의 기능을 연구한 결과를 토대로 습관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설명합니다. 간단하게 요약을 하면 우리의 뇌는 우리의 행동의 모든 것을 관장합니다.
예를 들어서 어떤 사람이 아침에 잠에서 깨어 화장실로 가서 칫솔을 들고 치약을 묻힌 후 이를 닦는다고 할 때, 그 모든 과정을 수행하기 위해서 뇌는 엄청난 속도로 움직입니다.
침대에서 어떻게 일어나야지. 바닥에 중심을 잡을 수 있는지부터, 화장실은 어느 방향인지, 치약과 칫솔은 어디에 있는지 깔지 판단을 위해서 뇌는 빠르게 움직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뇌가 움직였다가는 몸이 그 피곤을 이길 수가 없겠지요. 그래서 뇌는 끊임없이 자기의 활동을 절약할 방법을 찾는답니다.
따라서 한 번만 해 보고 난 후, 생각할 필요 없이 반복할 수 있는 것을 행동 양식처럼 만들어 그것을 기저핵이라고 부르는 뇌의 한 부분에 저장해놓고 그 상황이 벌어지면 뇌가 활동하는 대신 그곳에서 행동 양식을 가져오는데, 여기에 습관의 비밀이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습관은 여기에 다음 세 가지, 즉 계기 > 행동 > 보상의 시스템이 작용하면서 만들어진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