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두 한국기술교육대 교수 휴머노이드 로봇 ‘알렉스’ 디자인 총괄자 주목

“로봇 디자인은 인간과 기술 관계 규명 과정”

2025-09-28     유규상 기자

[충청뉴스 유규상 기자] 사람 상반신 모습의 로봇 ‘알렉스(ALLEX)’. 사람처럼 손가락 관절을 움직이고 힘도 조절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지난 8월에 공개되었다. 이 로봇은 팔과 허리 등 전신에 걸쳐 힘과 접촉, 충격 등 다양한 물리적 자극을 느끼고 실제 세계와 상호작용하며, 로봇 손가락과 손목에는 15개의 관절(자유도)을 갖춰 사람처럼 정교하게 동작한다. 김용재 한국기술교육대 전기•전자•통신공학부 교수와 위로보틱스 멤버들이 개발한 이 로봇은 각종 신문과 방송에서 보도되면서 관심을 끌었다.

이 ‘알렉스(ALLEX)’ 디자인을 총괄자가 한국기술교육대 디자인공학전공 김강두 교수와 학생들이었다는 점이 주목을 끌고 있다.

김 교수는 20여 년간 삼성전자에서 제품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생활가전과 로봇청소기 디자인을 선도한 경험으로 올해 4~7월까지 진행된 ‘알렉스(ALLEX)’ 디자인 프로젝트에서 인간과 공존할 수 있는 친근한 로봇의 이미지를 구현해 냈다. 그는 “로봇 디자인은 단순한 외형 작업이 아니라 인간과 기술의 관계를 규정하는 과정”이라며 “알렉스를 인류와 함께 살아갈 새로운 존재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알렉스의 디자인은 위압적이지 않으면서도 안정감을 주는 데 초점이 맞춰 얼굴 크기와 신체 비율을 세밀하게 조정해 균형 잡힌 인상을 구축했으며, 카메라 센서 노출 부분은 블랙 톤으로 단순화해 감정이 과도하게 읽히지 않도록 했다. 또한 화이트·그레이 톤과 은은한 질감을 적용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외형을 완성했다.

또한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을 고려해 LED 라이트를 탑재하고, 유지보수를 위해 자석 탈착 구조를 적용하는 등 실용성도 강화했다. 좌우 파트를 동일하게 설계해 생산 효율성도 높였다.

이번 프로젝트는 로봇개발 총괄을 맡은 김용재 교수와의 협력 속에 진행됐다. 두 팀은 수백 장의 스케치와 수많은 조정을 거쳐 기술적 제약을 극복하고, 디자인과 기능이 조화를 이루는 결과물을 완성해 냈다.

김강두 교수는 “개발팀과 디자인팀이 서로의 전문성을 존중하며 ‘멋진 로봇을 만들자’는 목표를 공유한 덕분에 알렉스가 단순한 기계를 넘어 새로운 존재로 탄생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가 이끈 알렉스 디자인 작업에는 디자인공학과 재학생 3명이 참여했다. 백승선(19학번)과 김지민(21학번) 학생은 배터리 딜리버리 로봇 개발로 KOREATECH 졸업작품 경진대회 금상과 한국디자인학회 학술대회 최우수상, Design iT Award Challenge 2024 특별상 등을 수상한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젝트에 기여했다. 김채민(20학번) 학생은 코리아디자인멤버십 활동을 통해 축적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였다.

세 학생 모두 최신 AI 툴과 3D 모델링 활용 능력이 뛰어나, 산업 프로젝트 수준의 성과를 내는 데 큰 힘이 됐다.

김강두 교수는 과거 삼성전자에서 ‘Bespoke AI Steam 로봇청소기’ 등 혁신적인 가전을 개발한 경험이 있다. 그는 로봇 디자인을 “기술적 부분을 고려하면서도 사용자가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외형과 경험을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경험은 휴머노이드 로봇 디자인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한국기술교육대 디자인공학전공은 디자인과 공학을 융합한 교육을 통해 스마트 제품, 감성 융합 서비스, UX·AI 응용 디자인 등 첨단 분야를 선도할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김 교수는 “알렉스 프로젝트는 학생들에게 실제 산업 프로젝트 경험을 제공한 교육적 성과이자, 기술과 디자인이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모범 사례”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