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 시인의 장편소설 '동도군' ... 1894년 내포지역 농민전쟁 재조명
- 동학농민의 '인본주의 대동 세상' 염원, 2025년 9월 25일 이든북 통해 되살아나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역사가 외면했던 1894년 충청 내포(內浦) 지역 동학 농민봉기의 뜨거운 정신과 감춰진 이야기를 담은 김상현 시인의 장편소설 『동도군』이 이든북 출판사를 통해 공식 출간됐다.
김 시인은 출간을 알리며 "동학농민의 정신은 오늘도 우리의 삶을 흔든다"고 강조하며, 이 소설이 '패배자'로 기록된 이들의 진정한 승리를 조명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 역사에 새겨지지 못한 '인류사의 금자탑' 동학 사상
김상현 시인은 "역사는 언제나 승자의 입장에서 대변하며 패배자에게 등을 돌렸다"며, 동학농민봉기가 오랫동안 '민란'으로 왜곡된 비극적 현실을 지적했다.
소설 『동도군』은 단순한 탐관오리 징치를 넘어, 성리학적 신분사회의 폐단을 해체하고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인본주의 대동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동학 사상의 거대한 움직임을 재조명한다.
김 시인은 "인간 중심의 동학 사상은 모든 생명의 평등한 권리를 주장하는 오천년 우리 역사를 뛰어넘는 인류사에 빛나는 사상적 금자탑"이라 역설하며, 수백만 명이 봉기하고 수십만 명이 희생된 이 자랑스러운 역사가 왜곡되어서는 안 됨을 강조했다.
■ 충청 내포 농민전쟁을 토대로 한 생생한 스토리텔링
소설은 1894년 동학농민운동의 주요 거점이었던 충남 서북부 내포 지방 (서산, 태안, 당진, 홍성, 예산 일대)의 농민전쟁을 배경으로 한다.
가상의 인물과 사상적 스토리를 더해 농민에 대한 탐학과 수탈에 맞서 저항한 농민군들의 전개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다룬다.
충청 내포지역 농민전쟁은 1894년 동학농민운동이 충청도 서북부 지역인 내포(內浦) 지방(주로 현재의 충남 서산, 태안, 당진, 홍성, 예산 일대)에서 전개된 양상을 일컫는다.
이 지역의 농민전쟁은 전국적인 동학농민운동의 2차 봉기 때 중요한 거점 중 하나로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내포지역의 동학농민군은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탐관오리의 수탈과 일제의 침략에 저항하며 '보국안민(輔國安民)', '제폭구민(除暴救民)', '척왜척양(斥倭斥洋)'의 기치를 내걸고 봉기했다.
봉기의 시작은 1894년 10월을 전후하여 농민군이 태안관아와 서산관아를 점령하는 등 혁명의 깃발을 올렸다. 특히 태안관아 점령 사건은 이 지역에서 관민상화(官民相和) 관계가 깨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춘암 박인호 등 주요 지도자들이 활약했으며, 예산 관작리 등은 충남 최대의 동학농민군 집결지 중 하나였다.
승전목 전투 (당진/예산 일대)는 내포지역 동학농민군이 일본 정규군과 싸워 최초이자 유일하게 승리한 기념비적인 장소로 기록된다. 이 승리는 농민군에게 큰 사기를 불어넣었다.
홍주성 전투는 농민군은 한양 진격에 앞서 후방의 위협을 제거하고자 홍주성(현재 홍성)을 공격했으나, 우세한 화력의 관군 및 일본군에 패퇴하며 전력이 급속히 약화되었다.
해미읍성 전투 (서산)는 정부군(이두황 부대)의 기습 공격을 받아 치열한 공방전 끝에 패배하며 큰 희생을 치렀다.
진압과 최후 항전는 홍주성 전투 패배 이후 농민군은 진압군의 계속된 추격과 공격에 직면했다. 많은 농민군이 체포되고 처형되었으며, 태안 백화산 교장바위와 같은 곳은 동학농민군의 최후 항전지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내포지역의 동학농민군은 타 지역보다 비교적 일찍 진압당하는 과정을 겪었다.
김상현 시인은 비록 농민군이 전투에서는 패했지만, 그 정신만은 패하지 않았음을 강조하며, 소설의 마지막에서 "저 들판과 산과 강과 바다가 저 자리에 있는 한농민군의 이야기는 자손대대로 남겨져 언젠가는 농민이 주인 되는 세상을 만들 것"이라는 다짐을 인상 깊게 그려냈다고 밝혔다.
이든북 관계자는 "『동도군』은 역사적 사실에 깊은 통찰과 문학적 상상력을 결합하여, 독자들에게 역사의 정의와 민중의 숭고한 희생을 되돌아보게 하는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