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뛰는 사람들] 대전시장, 이장우 대항마 누구
[충청뉴스 김용우 기자] 내년 6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전시장 선거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선거가 8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군들이 점점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것.
이번 지방선거는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뒤 치러지는 첫 전국 단위 선거로 대통령의 초반 국정 운영 능력과 현직 시장에 대한 평가가 함께 이뤄질 거란 분석이다.
지역 정가에선 현재 국민의힘 주자로 이변이 없는 한 이장우 현 대전시장의 본선 진출이 점쳐지는 가운데 집권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 도전자들이 치열한 경선을 뚫고 누가 최종 후보로 선출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국민의힘에서는 이장우 시장의 재선 도전이 유력하다. 이 시장은 재임 기간 방위사업청 이전을 비롯해 독일 머크사 투자유치, 도시철도 2호선 트램과 유성복합터미널 착공 등 성과를 중심으로 시정에 집중해 왔다. 민선 8기 들어 묵은 지역 현안들을 하나씩 해결하며 강력한 추진력을 갖췄다는 이미지를 구축했다.
3년 전 ‘일류경제도시’를 구호로 내건 이 시장은 연임을 통해 ‘초일류도시’ 완성을 유권자들에게 호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이 시장 외에 뚜렷한 후보군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 시장은 당내 조직력이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데다 취임 후 상대 진영 인사들을 대거 기관장 등에 기용하며 플러스 정치를 구현해 온 점이 그 배경이다.
그나마 직전 선거(2022년) 국민의힘 대전시장 경선에서 경합을 벌였던 정용기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이 거론되는 정도다. 내달(11월) 임기 만료를 앞둔 정 사장의 출마 여부에 따라 단일 후보 구도 또는 경선 체제로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당은 후보군이 넘쳐난다. 전직 시장을 비롯한 현역 국회의원들이 출마 의사를 밝히고 활발한 지역 활동에 나서면서 다자 경쟁 구도로 빠르게 전환되는 양상이다. 당내 경선 결과가 곧 본선 승부의 핵심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에선 전·현직 대전시장의 리턴매치 성사 여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 당선돼 4년간 시정을 이끈 허태정 전 시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이장우 현 시장에게 석패했으나, 당내에선 시정 경험을 바탕으로 한 복귀 여론이 높다. 특히 지난해 총선 당시 불출마로 살신성인 자세를 보여주며 동정 여론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허 전 시장은 정책과 공약 발굴을 위한 싱크탱크를 가동하며 사실상 도전 준비를 마친 상태다. 그는 추석 명절 이후부터 유권자들과의 접촉면을 늘리며 공격적인 행보에 나설 계획이다.
장철민·장종태 등 현역 의원들도 당내 경선 채비에 나선 모습이다. 장철민 의원(동구·재선)은 일찌감치 세대교체론을 앞세워 몸집 불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장 의원은 최근 민주당 대전시당 사무처장 출신을 지역 보좌관으로 영입한 뒤 동구 이외 지역에 대한 세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또 대전시정에 대한 공개 비판을 쏟아내며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재선 서구청장 출신인 장종태 의원(서구갑·초선)도 최근 "출마 기회가 주어진다면 대전시장 선거에 나서 대전시민들을 위해 마지막으로 봉사를 하고 싶다"며 출마 의지를 내비쳤다. 당내 일각에선 현역 의원들의 경선 참여에 따른 흥행 기대감도 있지만 이재명 정부 집권 초기부터 의원들의 이탈을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시민사회 진영에선 시민운동가 출신인 김제선 중구청장(초선)의 역할론을 띄우며 시장 출마를 적극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역 환경운동가 출신인 박정현 의원(대덕구·초선)은 시당위원장 직책을 유지하며 출마 가능성이 낮아진 만큼 김 청장 행보에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본인들의 출마 의지와 무관하게 시장 후보군으로 회자되는 민주당 인사로는 박범계 의원(서구을·4선)과 조승래 의원(유성구갑·3선), 정용래 유성구청장(재선) 등이다.
지역 정치권에선 평소 당권 도전과 중앙정치에 뜻을 둔 박범계 의원이 당내 장악력이 미비할 경우 5선 도전보다는 시장 도전에 나설 거란 관측이 나오고 있고, 조승래 의원은 민주당 사무총장을 맡아 지방선거와 거리가 멀어졌음에도 당내에서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실력을 인정받으며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정용래 청장은 구청장 3선 도전을 포기한 뒤 시장에 도전했던 허태정 전 시장의 행보를 이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유동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