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미래시민교육⑦] 대전이문고, 사회참여 교육과정으로 꽃피우는 '미래시민교육'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최근 유엔을 중심으로 하는 국제사회의 교육 패러다임에 두드러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에는 단일국가에 기반한 근대적 시민성에서 벗어나, 지구촌 사회가 겪고 있는 공동 문제의 해결, 공생 방안의 모색을 궁극적 목표로 하는 미래시민교육이 자리하고 있다.
사회 구성원이라는 정체성과 책임감을 가지고 행동하는 ‘미래시민’을 학교 교육을 통해 길러내야 한다는 국내·외적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전이문고등학교(교장 이재홍)는 학생과 교사가 함께 만들어가는 사회참여 시민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해 2024학년도부터 2년 연속 ‘학생 사회참여 활동 실천학교’로 지정되며 미래시민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대전이문고는 ‘체인지 메이커(Change Maker), 도전과 실천으로 세상을 바꾸다’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실천 중심의 사회참여 교육과정 운영을 통한 공동체와의 소통 및 공감 능력 강화에 인재 양성의 방향을 맞추고 있다.
어울림 정책 제안 프로젝트, 사회참여 학술 활동, 윌버포스 인권 프로젝트(Wilberforce Human rights Project), 학생 주도 프로젝트 봉사활동 등 학교가 사회 공동체의 중심이 되고 학생이 '학교 너머의 사회'에 자연스레 참여할 수 있는 유익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어울림 정책 제안 프로젝트는 정책 탐구, 정책 토론, 정책 제안으로 이어지는 프로세스 수행을 통해 사회 문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프로그램이다.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재진 교수와 함께하는 정책 탐구 워크숍에서 정책 제안의 방향과 주제를 정하고, 3월부터 매월 정책 토론회를 실시했다.
7월에는 정책 제안 콘퍼런스를 개최하였는데, 학생 자치 프로그램이라는 취지에 맞게 기획, 구성부터 운영까지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준비했다. 콘퍼런스의 화두인 ‘참.소.리’는 학생들이 미래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자질인 ‘참여, 소통, 이해’의 앞 글자를 딴 것이다.
콘퍼런스 현장은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진지한 물음과 뜨거운 답변이 끊임없이 오가는 생생한 공론의 장이었다. 교권 및 학생의 인권 보호 방안, 지속 가능한 국민연금 개선책, 만 17세 이상 청소년 투표권 부여, 로컬 디지털 DAO 유통망 구축 등 다양한 정책을 제안하고, 교육 주체인 학생과 교사가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사회를 맡은 3학년 홍민정 학생은 “청소년들이 주체가 되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의견이 당위성을 인정받아 정책에 적극 반영되길 희망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와 함께 대전이문고는 사회 문제 연구에 열정이 있는 학생이 역량을 발휘하고, 성장하도록 이끄는 사회참여 학술 활동을 운영 중이다.
‘배움을 넘어 삶으로’라는 방향성을 설정하고, 교육과정과 연계한 책 읽기와 토론, 연구, 도서 집필, 연구 보고서 쓰기, 학술 발표를 통해 실질적인 배움과 실천이 일어나도록 활동을 설계했다. 체인지 메이커 프로젝트, 독서후담(讀書後談)-독서로 사회 문제 해결하기, 사이언스 챌린저, Scholar’s Conference for Youth, 지역사회 문제 해결 리빙랩(Living Lab), 사회참여 역량 강화를 위한 생각 틔움 프레임워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눈길을 끈다.
언어와 매체 수업과 연계한 ‘체인지 메이커 프로젝트’는 학생 스스로 관심 있는 사회 문제를 정해 책 읽기, 매체 자료 탐색 및 연구를 통해 도서를 집필하는 활동이다. 책쓰기, 토론과 연계한 사회참여 교육으로 비판적 사고력과 협력적 문제해결능력을 함양하도록 돕는다. 대전이문고는 1학기 동안 추진한 ‘체인지 메이커 프로젝트’에서 학생들이 제작한 도서를 소개하는 전시회를 ‘수업량 유연화 주간’에 운영했다.
‘체인지 메이커 프로젝트’에 참여한 3학년 이유민 학생은 “통계와 빅데이터로 살펴보는 기후위기 논쟁에 관한 책을 쓰면서 친구들과 기후위기에 대해 심층적으로 논의하는 과정이 매우 뜻깊었다.”며 “서로 다른 관점을 공유하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사회 문제를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졌다”고 했다.
‘독서후담(讀書後談)-독서로 사회 문제 해결하기’는 사회 문제 관련 심화 독서 활동, 사회참여 심포지엄을 통해 심층적 탐구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됐다. 북한 인권, 자유 시장 경제, 기후위기, 공공의료를 주제로 국제기구 보고서와 관련 도서를 읽고 해당 분야 전문가와 토의하는 학술 심포지엄을 4월부터 총 8회 실시했다.
또 뉴스 분석과 토론, 캠페인 활동을 통해 합리적 의사 결정 능력 강화, 민주시민으로서 공동체 의식 함양이라는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냈다. 북한 인권 개선 캠페인, 기후위기 학술 정보 나눔 활동, EM 미생물 활용 하천 회복 프로젝트, 녹지 공간을 활용한 사회적 연결고리 만들기,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캠페인 등 후속 활동의 결과도 풍성하다.
북한 인권을 주제로 한 독서후담에서 리더로 활동한 3학년 최여은 학생은 “북한 인권 개선 캠페인을 전개하며 내가 우리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가는 소중한 주체라는 점을 깨달았다”며 “나와 이웃, 사회에 대해 성찰하는 뜻깊은 시간을 발판 삼아 사회복지학과 진학이라는 꿈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2021년부터 사회참여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활동을 지도한 이혜정 교사도 “학생 한 명 한 명의 삶을 중심에 두고, 그들이 살아갈 세상과 연결되도록 이끄는 사회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공동체 의식과 소통·공감 능력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재홍 교장은 “학교는 공동체적 가치를 실현하고 학습의 허브로 기능하며 공공성을 확장하는 공간이어야 한다”며 “대전이문고는 일회성 행사가 아닌, 체계적이고 지속 가능한 사회참여 교육과정 개발 및 미래시민교육 프로그램 구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학교 안에서 시작한 배움이 사회와 연결되어 공동체적 가치를 실현하는 미래시민교육을 더욱 활발하게 펼쳐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위 기사는 대전시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