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변화하는 고객과 공공기관의 경쟁력 강화
한국농어촌공사 서산태안지사 지사장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최근 공공기관을 둘러싼 환경은 단순한 행정서비스 제공의 범위를 넘어, 국민의 삶과 미래에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는지에 따라 기관의 역할이 평가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과거의 고객만족이 민원 처리 과정의 친절이나 서비스 접근성에 국한되었다면, 이제 국민은 공공기관이 진정으로 자신의 삶을 개선하고 있는지, 그리고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기관의 성과를 판단하고 있다.
이처럼 고객만족은 더 이상 결과지표가 아니라, 공공기관의 신뢰도와 정책수행 역량, 나아가 기관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농어촌공사의 고객 역시 농업인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농업생산을 책임지는 현장의 농업인뿐만 아니라, 농촌 지역에서 생활하는 주민, 농업·농촌 정책을 함께 추진하는 지자체, 그리고 기후위기와 식량안보에 관심을 갖는 국민 전체가 공사의 고객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은 공사가 단순한 기반시설을 관리하는 기관이 아니라, 농업과 농촌의 미래를 설계하는 공공 파트너로서 역할을 다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고객만족의 본질은 행정서비스의 편의성에 있지 않고, 농업인의 경영 안정, 지역사회의 지속가능한 정주 기반 확보, 국가의 식량안보 강화, 미래세대를 위한 환경 보전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농어촌공사는 고객가치 중심의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 물관리 시스템은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수리시설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며, 가뭄과 홍수 등의 위험을 사전에 줄여 농업인의 생존 기반을 보호하고 있다.
농지은행 사업은 농지의 효율적인 순환을 통해 고령농의 안정적인 이양과 청년세대의 농업 진입을 지원하여 미래 농업구조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또한 기후재해 대응 및 수리시설 개보수 사업은 지역사회의 안전망 기능을 강화하고 있으며, ESG경영과 탄소중립 실천은 농어촌의 자원을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활용함으로써 미래 고객의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처럼 농어촌공사의 사업은 단순한 행정 서비스가 아니라, 고객의 삶을 지키고 미래를 준비하는 가치 중심의 전략으로 기능하고 있다.
앞으로의 고객만족은 개별 사업의 실행 여부보다는, 사업이 고객의 관점에서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는지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고객군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정책 설계, 사업 간 연계성 강화를 통한 종합적 지원 체계 구축, 디지털 기반의 현장 대응력 향상 등은 고객가치를 높이기 위한 주요 전략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조직 내부의 전문성 강화와 소통 역량 제고는 고객의 신뢰를 높이는 핵심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축적될 때 고객만족은 단순한 평가지표가 아니라, 공공기관의 경쟁력을 높이는 실질적 성과로 나타날 수 있다.
고객만족은 더 이상 선택할 수 있는 부가 가치가 아니라, 공공기관의 존립과 미래를 결정짓는 핵심 경쟁력이다.
농어촌공사가 고객의 눈높이에서 정책의 방향을 정하고, 고객의 삶에 실질적 변화를 가져오는 가치 중심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때, 국민의 신뢰 속에서 농어촌의 미래를 선도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고객가치로부터 출발하는 전략적 전환이야말로 농어촌공사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끄는 방향이며, 공공기관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