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월드컵 열기…잠 못드는 밤

2006-06-15     편집국

전 세계를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 넣고 있는 2006 독일 월드컵 대회.

북한도 예외가 아니다.

북한 주민들도 월드컵 경기를 시청하느라 ‘잠 못 이루는 밤’의 연속이라고 하는데 북한의 월드컵 열기 내막을 국가정보원이 살짝(?) 공개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은 이번 독일 월드컵에 앞서 남측에 ‘독일 월드컵 경기를 시청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는 요청을 해왔고, 이에 정부는 FIFA(국제축구연맹)에 ‘광고수입이 없는 북한의 TV체제 특성’을 설명하며 협조를 요청해 FIFA가 이를 수락했다는 것.

결국 FIFA가 위성사용비를 부담하는 조건으로 정부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지난 12일부터 타이콤3 위성을 통해 북한에 월드컵 전 경기가 송출되고 있다.

즉 FIFA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북한의 월드컵 TV중계는 이번 독일 월드컵이 처음인 셈.

이에 따라 북한은 지난 12일 밤 10시 5분부터 11시13분까지 68분동안 개막식 주요장면을 포함해 독일 對 코스타리카전을 중계했고, 13일에는 잉글랜드 對 파라과이전을 53분동안, 14일에는스웨덴 對 트리니다드토바고전과 아르헨티나 對 코트디브와르전을 57분동안 편집해서 방송했다.

그러나 한국과 토고전은 15일 오전 9시 현재 아직까지 북한 텔레비전을 통해 방영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그동안 월드컵 대회때마다 외국 위성방송을 녹화 편집해 '세계 축구선수권대회'라는 이름으로 방영을 해왔는데, 지난 98년 프랑스 월드컵때는 전체 64경기 가운데 30경기를 특집프로그램으로 편성해 매일밤 25분-100분정도를 내보냈지만 한국 대표팀의 세경기는 모두 방영하지 않았다.

다만 북한 주민들이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경기를 시청하게 된 것은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때부터로 당시 북한은 한국팀의 예선경기는 방영하지않다가 준결승 진출을 확정한 이후 한국팀의 경기를 녹화 편집해 이탈리아와의 16강전, 스페인과의 8강전, 독일과의 4강전, 터키와의 3-4위전을 방영했다.

한편 2002년 월드컵 당시 북한이 한국팀의 경기를 방영하는 방식은 태극기와 광고판, 관중석인파 등은 텔레비전 화면에 그대로 두고 “대~한민국”을 외친 응원모습과 함성만 삭제 방영했다.

그리고 당시 FIFA는 북한의 한일월드컵 대회 무단 녹화방영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지만 월드컵 중계권을 갖고 있던 독일의 키르히미디어사가 이를 용인하면서 문제가 해결되기도 했다.

또한 한국은 지난 2003년 대구유니버시아드대회, 2004년 아테네올림픽, 2005년 동아시아축구대회 등을 북한의 요청에 따라 무료로 위성중계해 왔다.

CBS정치부 박종률 기자 nowhere@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