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표 공주시의원, "공주시청 씨름팀 재창단하라"
공주시, 씨름 인재 키워놓고 타지에 내주는 모순 졸업과 동시에 다른 지자체 입단하는 현실 꼬집어
[충청뉴스 공주 = 조홍기 기자] 공주시가 수십억 원의 예산을 들여 육성한 씨름 유망주들이 졸업 후 타 지자체 실업팀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며, 공주시청 씨름 실업팀 재창단을 통해 ‘인재 유출’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상표 공주시의원은 20일 열린 제262회 공주시의회 제2차 정례회 1차 본회의에서 “17년째 이어지고 있는 공주시의 심각한 정책적 모순, 즉 막대한 예산을 들인 ‘미래 인재 투자’의 성과가 고스란히 타 지자체로 유출되는 심각한 자산 유출 사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2008년 공주시청 씨름팀이 해체된 이후 올해까지 공주시가 신관초·봉황중·공주생명과학고 씨름부에 지원한 순수 시비는 총 18억 원에 달한다.
그는 “이 18억 원은 선수들의 운영비는 물론, 봉황중 씨름장 신축 2억 9천만 원, 생명과학고 증·개축 3억 8천만 원, 신관초 개축 3억 7천만 원 등이 모두 포함된 금액”이라며 “공주시민의 혈세로 전국 최고 수준의 훈련 인프라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공주생명과학고는 2024년 대통령기 전국장사 씨름대회 1위를 비롯해 각종 전국대회에서 메달을 휩쓸며 ‘씨름 명문’으로 자리 잡았지만, 정작 선수들은 졸업 이후 공주가 아닌 다른 지자체에 입단하는 현실이 이어지고 있다.
이 의원은 “우리가 키워낸 그 ‘전국 최강의 인재’들은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어디로 갑니까?”라며 “우리는 스타 선수와 지도자들을 키워낸 뒤 그 귀중한 인재들을 고스란히 영암군, 수원시, 울주군에 무상으로 공급하는 ‘핵심 인재 공급처’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공주 출신의 ‘씨름 황제’ 임태혁 선수가 공주 알밤한우 홍보대사로 위촉된 상황을 두고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상황입니까? 임태혁 선수는 ‘우리 공주의 아들’입니다. 그런데 정작 그는 ‘수원시청’ 소속 선수입니다. 우리는 공주의 아들을 외부 인사처럼 홍보대사로 위촉하는 웃지 못할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공주시청 씨름팀 재창단이 예산 낭비가 아니라 “이미 투입된 금액의 투자금을 회수하는 마감 작업”이라고 주장하며 타 지자체의 성공 사례를 제시했다. 그는 “충북 괴산군은 단 하나의 전국장사씨름대회 유치로 1,700명을 유치하고 약 5억 원의 경제 효과를 냈다”며 “전남 영암군 민속씨름단은 ‘움직이는 홍보대사’”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 공주의 아들이 ‘공주시청’ 마크와 ‘공주알밤한우’ 브랜드를 달고 전국을 누비는 것과, ‘수원시청’ 소속의 우리 아들을 잠시 모셔와 홍보하는 것, 과연 어느 쪽이 더 효율적입니까?”라고 반문했다.
이상표 의원은 “씨름은 남북한이 공동 등재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고, 공주는 백제 시대 씨름인 각저의 역사성을 품고 있다”며 “신관초–봉황중–공주생명과학고–공주시청으로 이어지는 K-씨름의 ‘그랜드슬램 파이프라인’을 완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끝으로 “공주의 아들들이 타향이 아닌 고향 공주의 이름이 새겨진 샅바를 잡고 ‘씨름의 성지, 힘쎈 도시 공주’의 자부심이 될 수 있도록 즉각적이고 현명한 결단을 촉구한다”며 발언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