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큐브위성 '초소형 홀추력기' 우주 검증 본격 착수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4차에 실려 우주로 향한 큐브위성 K-HERO가 지상국과 첫 교신에 성공함에 따라 AI 기반 초소형 홀추력기 우주 검증을 위한 본격적인 임무 준비에 돌입했다고 28일 밝혔다.
K-HERO에는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최원호 교수 연구팀이 AI 기반 설계기술로 개발한 150W급 초소형 홀전기추력기가 탑재돼 있다. 이번 누리호 4차 발사에서 실린 12기의 큐브위성 중 홀추력기 우주 실증 임무를 수행하는 유일한 위성이다.
홀추력기는 전기에너지를 이용해 제논(Xe) 연료를 이온화하고 고속으로 분사해 추력을 얻는 고효율 전기추진 기술로 연비(비추력)가 높고 투입 전력 대비 추력 성능이 높아 대규모 위성군에서 심우주 탐사에 이르기까지 널리 활용되는 핵심 기술이다.
기존에는 주로 중대형 플랫폼(GEO 위성)에 적용돼 왔으나 초소형·소형위성에 탑재할 경량·고효율 소형 홀추력기 개발은 기술 난이도가 높은 도전적 과제로 꼽힌다.
연구팀은 복잡한 플라즈마 생성 및 전자기장 최적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 기반 성능 예측 기법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설계 반복 과정 단축, 실험 횟수 감소, 개발 기간·비용 절감이라는 뚜렷한 성과를 거뒀으며 이는 국내 초소형 전기추진 기술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성취로 평가된다.
K-HERO는 27일 오전 4시경 미국 애리조나 SatNOGS 지상국에서 첫 비콘 신호가 확인됐고 이후 글로벌 지상국에서 10회 이상 신호 수신, 27일 정오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지상국에서도 비콘 수신 성공을 통해 정상적인 궤도 안착과 초기 위성 상태 안정성이 검증됐다. 비콘 분석 결과, 위성 통신 안테나 4개도 성공적으로 전개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향후 양방향 교신을 통해 위성의 전력, 열 환경, 자세 안정성을 점검한 뒤, 홀추력기 우주 작동 시험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시험 시에는 플라즈마 전류, 연료탱크 압력 변화, 열적 변화, 자기장 생성 특성, 작동 제어 알고리즘, 전력 공급 특성 등 핵심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60 W급 초소형 홀추력기의 우주 환경 성능을 본격적으로 검증하게 된다.
홀추력기는 1회 작동 시 약 1 mN(밀리뉴턴)급 추력을 1분간 발휘하는 실증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1 mN은 쉽게 말해 지상에서 포스트잇 종이 한 장을 들어올리는 힘에 해당한다.
하지만 우주에서는 진공이라 공기 저항이 거의 없고 중력이 작아서, 이렇게 미세한 힘이라도 지속적으로 작용하면 4kg 정도인 K-HERO 위성의 속도나 궤도를 눈에 띄게 변화시킬 수 있어 실질적인 추진력으로 활용될 수 있다.
최원호 교수는 “이번 임무의 성공은 실험실의 기초 물리연구에서 시작된 플라즈마 전기추력기 기술이 우주 검증 단계까지 이른 뜻깊은 성과"라며 "국내 소형위성 전기추력기 상용화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K-HERO 임무는 KAIST가 축적해 온 우주기술 역량이 실제 우주에서 입증된 의미 있는 성과”라며 “AI 기반 전기추진기 기술을 통해 대한민국의 초소형·소형위성 경쟁력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