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갤러리 고운, 이강산 작가 초대전 《여인숙2 - 인간의 시간》 개최
- 14일 개막식, 한 인간의 삶과 존엄을 묵묵히 기록하다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이강산 작가(사진/다큐멘터리)가 산업화와 자본의 변두리에서 사라져 가는 전통 '여인숙'을 20년간 기록해 온 다큐멘터리 프로젝트 「여인숙」의 2차 심층 작업 결과물을 공개했다.
세종갤러리 고운(관장 유보경)은 이강산 사진작가의 초대전 《여인숙 2 - 인간의 시간》을 오는 24일까지 선보인다.
'여인숙 2'는 작가가 여인숙 단방(單房)에 직접 거주하며 촬영한 '내부자의 시선' 기록은 사회적으로 외면받던 이들의 삶과 실존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던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인숙」 프로젝트는 2007년 제주 구엄포구에서 첫 촬영을 시작으로, 2021년 사진집 출간(『여인숙』, 눈빛)을 거쳐 현재까지 18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장기 기록이다.
작가는 여인숙을 단순한 숙박 시설이 아닌, 도시 개발과 경제 논리 속에서 삶을 지속할 수밖에 없었던 이들에게 "인간의 삶을 지속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이자 "생존 공간"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강산 작가는 2021년부터 현재까지 1평 남짓한 여인숙 단방에 직접 거주하며 '내부자'로서의 2차 심층 기록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붕괴 위험과 폭력 등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단방 거주민들과 단순한 취재 관계를 넘어 '가족적인 관계'를 형성해야만 가능한 기록 방식이며, "실존의 진실”을 탐구하기 위한 필수적인 접근이었다는 것이 작가의 설명이다.
이번에 공개될 심층 기록은 여인숙의 전형적인 모습뿐 아니라, 그 공간을 삶의 터전으로 삼은 사람들의 개별적인 삶, 그들의 탄생과 죽음이 교차하는 현장까지를 아우르는 방대한 아카이브이다.
작가는 여인숙을 통해 생애 주기의 마지막 단계에 있거나, 사회적 안전망에서 밀려난 이들의 인권과 생명의 가치를 조명하고 있다.
이강산 작가는 "여인숙은 우리 사회의 가장자리에 내몰린 이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긴 공간이며, 이들의 삶과 죽음을 기록하는 것은 우리 시대의 인권과 공존, 상생의 가치를 되돌아보는 중요한 작업"이라며, "20년에 걸친 이 프로젝트를 통해 독자들이 소외된 공간과 사람들에 대한 편견을 깨고, 삶의 본질적인 질문을 함께 나눌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번 초대전 개막식에는 최교진 교육부장관과 가족, 이춘희 전 세종시장과 가족을 비롯하여, 김재형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 김대곤 전 세종시 정책수석, 임창용 세종문화관광재단 실장, 이은수 세종시 교육지원과장, 문학평론가 박수연 교수, 김상현 시인, 임전수 세종교육연구원장, 정우경 작가, 한국사진작가협회 장한이 지회장을 비롯한 이종휘 작가, 전규미 리버파크 어린이원장, 김희모 대한적십자사 세종시협의회 언론분과장 등이 참석하여 전시에 대한 깊은 관심과 축하를 전했다.
최교진 교육부장관은 축사를 통해 "이강산 작가의 작품을 통해 우리 사회가 잊고 지냈던 진정한 삶의 가치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춘희 전 세종시장 또한 "작가의 깊은 시간과 마음이 담긴 이번 전시가 많은 시민에게 따뜻한 위로와 성찰을 안겨주길 바란다"고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또한, 사진평론가 박수연 교수(충남대학교)의 평론과 유보경 관장의 대담으로 작가와의 대화를 통해 작품 세계와 그 너머의 이야기를 심도 있게 나누었다.
김대곤 전 세종시 정책수석은 "세월이 벽에 스며 있는 방 한 칸에서도 언제나 사람을 먼저 챙기는 마음을 잃지 않으셨다"며, "지나가는 이웃에게 먼저 말을 걸고 눈 오는 날엔 우산을 나눠 들던 손길이 그 골목을 오래 따뜻하게 지켜주었다"는 소감을 전해 작품 속 인물에 대한 깊은 공감을 표현했다.
유보경 세종갤러리고운관장은 "바쁘신 가운데서도 이번 전시에 함께 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작품 속에 담긴 작가님의 긴 시간과 마음이 관람객의 마음에 오래도록 머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강산 작가, 'QUESTION 사진상' 등 권위 있는 수상 이어가
작가 이강산은 여섯 차례의 휴먼다큐흑백사진 개인전을 가졌으며, 온빛사진상(2021)과 부다페스트 국제사진상(BIFA) ‘Book-Documentary 부문’ 동상(2022)을 수상했다.
이번 출간된 다큐사진집 『여인숙․2-인간의 시간』으로 인문․시사 월간지 『QUESTION』에서 다큐멘터리 사진가를 선정, 시상하는 2025년 제2회‘QUESTION 사진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