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삭감 내용까지 공개한 서천군, 의회에 불편한 메시지
23일 보도자료 배포... 예산 삭감 내용 일일이 언급해 "보건택시 사업비, 절차 미이생 사유로 전액 삭감"
[충청뉴스 서천 = 조홍기 기자] 서천군이 2026년도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32억 삭감이 이뤄진 것과 관련해 군의회와 미묘한 긴장 기류를 드러냈다.
서천군은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2026년도 예산안이 총 7,447억 원 규모로 확정됐다고 밝히며, 예산 심의 과정에서 삭감된 사업과 금액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군에 따르면 이번 예산 심의에서 총 111개 사업, 32억 원이 삭감됐으며, 삭감된 예산은 전액 예비비(유보액)로 편성됐다.
주요 삭감 내역을 보면 조례와 함께 상정된 보건택시 사업비 4억 8,900만 원 전액이 절차 미이행을 사유로 삭감됐다. 주민참여예산으로 선정된 61개 사업 가운데서도 12개 사업, 7억 8,000만 원이 감액됐다.
또한 장항 맥문동 꽃 축제 사업비 1억 원과 서천문화관광재단 출연사업비 2억 9,000만 원도 삭감 대상에 포함됐다.
이 밖에도 △서천군 주요 현안 분석 및 대응 전략 수립 용역(5,000만 원) △정부예산 확보를 위한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 조사 용역(3,000만 원) △서천–군산 합동 노인체육대회(3,000만 원) △농축수산물 온라인 직거래 홍보·운영비(2,000만 원) △맥문동 재배단지 기반 조성(1억 6,800만 원) △서천지역 한말 의병 연구(2,000만 원) △사곡체육공원 테니스장 확충(2억 4,000만 원) 등 지역 현안과 연계된 다수 사업이 삭감됐다.
이에 대해 김경제 서천군의회 의장은 폐회사에서 “지방채 발행과 대규모 사업 추진으로 인한 열악한 재정 여건을 고려해 행사성 예산과 신규 사업을 중심으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의원 전원 합의로 부득이하게 감액·동결했다”고 설명했다.
군은 법률상 예산 조정 과정에서 반드시 집행부의 제안 설명을 거쳐야 한다는 명문 규정은 없다는 점을 전제로 하면서도, 일부 사업 예산이 충분한 설명 없이 조정될 경우 사업의 필요성과 효과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어려울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은이 기획예산담당관은 “이번 예산 심의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는 한편, 군의회와 긴밀히 협력해 군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군의 성장과 지역 발전을 위한 주요 사업들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