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초음파 자극 통한 '만성 신경병증성 통증' 원리 규명

2026-01-12     이성현 기자
저강도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기초과학연구원(IBS)은 기억 및 교세포 연구단 박주민 연구위원 연구팀이 비침습적인 저강도 초음파 자극을 통해 만성 신경병증성 통증을 장기적으로 완화할 수 있음을 확인하고, 그 작동 원리를 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신경병증성 통증은 신경 손상 이후에도 통증 신호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장기간 지속되는 질환이다. 치료는 주로 약물이나 척수 자극기 삽입과 같은 침습적 시술이 이뤄지지만, 효과가 제한적이고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초음파 역시 통증 완화를 위해 일부 활용돼 왔으나 이미 형성된 만성 통증 상태 자체를 장기적으로 되돌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기존 만성 통증 연구는 주로 말초 신경 손상이나 신경세포 중심의 기전에 초점을 맞춰 통증을 유발하고 증폭시키는 다양한 분자·신경 경로를 제시해 왔다.

특히 만성 통증 상태에서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가 증가해 통증을 억제하는 신경 회로의 조절 기능이 약화되고, 이로 인해 통증 신호가 차단되지 못한 채 지속되는 경로가 제시됐다. 그러나 통증 신호 경로가 척수에서 어떻게 장기간 유지되는지, 이미 형성된 통증 상태를 되돌릴 수 있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통증을 단순히 일시적으로 억제하는 접근이 아니라, 통증 상태가 장기간 유지되는 신경 회로의 병리적 불균형 자체를 회복시킬 수 있는지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앞선 연구를 통해 실제 뇌파에서 관찰되는 세타–감마 결합 리듬을 모사한 저강도 연속 세타버스트 초음파(LI-cTBUS) 자극을 개발하고, 이 자극이 비신경세포인 별세포(성상교세포, astrocyte)의 반응을 변화시켜 신경 활동을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 초음파 자극을 만성 신경병증성 통증 동물모델의 척수에 비침습적으로 적용해 그 효과를 분석했다.

신경병증성 통증이 만성화된 생쥐의 척수 위 피부에 하루 한 차례씩 저강도 초음파 자극을 반복 적용한 결과, 통증을 느끼기까지 필요한 자극의 강도가 5배 이상 높아지며 장기간 지속되던 통증 행동이 뚜렷하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 척수 통증 회로의 과흥분 상태가 점차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으며, 그 효과는 자극이 끝난 이후에도 장기간 유지됐다.

특히 이러한 효과는 초음파의 세기와는 무관하게 나타났으며, 뇌파 리듬을 모사한 특정 자극 패턴에서만 장기적으로 유지됐다.

이는 초음파 기반 신경조절 치료에서 자극의 강도보다 자극 패턴 설계가 치료 효과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임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뇌파 패턴 초음파 자극의 작용 원리도 규명했다. 만성 신경병증성 통증 상태에서는 척수의 별세포가 ‘반응성 별세포(reactive astrocyte)’로 변화하면서 통증을 증폭시키는 신호 분자 BDNF가 척수에 비정상적으로 축적된다. 이로 인해 통증 신호가 쉽게 커지고 오래 지속되는 상태가 유지된다.

초음파의 진동은 기계적 자극에 반응해 별세포 내부의 칼슘 신호를 조절하는 이온채널 TRPA1의 활성을 유도했다. 이는 BDNF 분해를 촉진해 과도하게 축적된 BDNF를 제거하고 반응성 별세포의 병리적 활성상태를 완화시켰다.

그 결과 통증 회로에서 약화돼 있던 신경 억제 기능이 회복되고, 통증 신호를 조절하는 흥분·억제 균형이 정상화됐다.

이는 비침습적 초음파 자극만으로도 통증을 유지하는 신경 회로의 상태를 실제로 조절·복구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결과로, 만성 통증을 겨냥한 새로운 비침습 치료 전략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박주민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는 수술 없이 초음파 자극만으로 만성 통증을 조절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특히 신경세포를 돕는 것으로 알려진 별세포를 조절해 통증 신경회로를 직접 변화시킨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별세포 외에도 초음파 자극의 영향을 추가로 분석하고, 알츠하이머병·뇌졸중 등 다른 신경계 질환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는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