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행정통합은 특별법이어도, 교육통합은 헌법에 따라야
정상신 대전미래교육연구회장
대전충남행정통합 추진을 위해서 대전충남 행정통합 민관협의체는 지난해 7월 14일 가칭 '대전충남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수도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 최종안을 확정했다.
이어 같은해 10월 2일 국회행정안전위원회에 특별법안(성일종의원 등 45인)을 상정했다. 특별법안을 만들 때, 교육과 관련하여 어떤 의도였는지 모르겠으나 기본적으로 교육청의 의견조차 듣지 않고 내용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져 교육계 반발을 샀다.
특히 문제가 되는 특별법안은 제54조 '교육감 선출 방식에 관한 특례' 항목이다. 기존의 교육감 직선제 대신 다른 방식, 즉 간선제나 시장러닝메이트제 등을 적용할 여지를 두는 조항이다. 교육감 선출 방식을 바꾸는 사안은 형식적으로는 헌법을 통해야 하는 문제이고, 내용적으로는 교육을 현실 정치과 섞어야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교육감을 특정 협의체가 선출하도록 하는 간선제 방안이나, 시장러닝메이트제로 함으로써 교육을 현실정치의 종속적인 위치에 놓아야 하는 문제는 45명의 법안 발의자가 결정할 일이 아니고 국민투표를 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본다. 지금의 직선제는 우리의 역사 과정을 통해 사회가 합의하여 결정되어온 제도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보기에 가장 큰 아쉬움은 정치권이 교육의 본질에 대해 ‘무지’했고 헌법을 특별법으로 이겨내면 된다고 ‘무시’했다는 점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31조 (교육에 관한 권리 및 원칙) 제4항은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보장된다”고 말한다. 이들 중, 교육의 자주성은 교육이 중앙정부나 정치권력에 종속되지 않고, 지방 또는 교육 주체가 스스로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할 권리를 가짐. 즉, 교육자치의 헌법적 근거를 말하고 있다. 전문성은 교육은 교원, 교육행정가 등에 의해 운영돼야 함을 말한다. 그리고 정치적 중립성은 교육이 특정 이념, 정당, 정치세력의 도구가 돼서는 안 되며 학생과 교원은 정치로부터 자유로워야 함을 밝히고 있다.
실제로 교육감 직선제, 시·도교육청 독립 운영, 교육위원회 구성 등이 이 조항을 근거로 제도화 됐음을 상기해야 한다. 관련해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 제18조 '교육감은 해당 시·도의 교육·학예 사무를 관장하는 최고 책임자이다'에 따라 현재 1 광역자치단체, 1 교육청, 1 교육감 구조가 표준이다.
이상이 교육 관련 법들이다. 행정통합 특별법은 1시 1 교육감을 견지했어야 한다. 헌법 개정을 위한 절차의 정당성을 확보할 시간도 없는데, 핵심 내용을 개방적으로 제안하여 혼란만 자초했고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마음만 차갑게 만들고 있다.
교육감 도전자들도 자신의 셈법으로 특별법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 논리를 설파하는 일을 자제해야 한다. 자신을 예외로 적용하면 예외는 예외를 낳고 그동안 우리 교육을 지탱해온 헌법조차 누더기 옷을 입히는 오류를 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행정통합이 이루어지던지, 무산되던지 원칙은 1 지방자치, 1 교육감이 헌법에 맞는 것이다. 추후 통합지역에서 대도시와 농어촌의 교육 격차, 교육과 문화적 환경 차이 등 등 범위가 너무 넓어서 교육감의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것이 걱정된다면, 부교육감 2명~3명을 임명하여 작은 행정 단위의 교육자치를 지원하면 될 일이다.
세상이 법을 이렇게 저렇게 이용할지라도 교육에서 만큼은 헌법이 정하는 대로 지키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게 교육이다. 교육이기에 그러해야 하며, 교육이 그럼으로써 사회에 믿음과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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