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우 (전)안행부1차관, 대전충남통합은 정치적 이벤트 보다 분권국가 전환이 방점
[충청뉴스 유규상 기자] 박찬우 (전) 안전행정부 1차관(이하 박 전 차관)은 20일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전충남의 통합은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국가구조 개편"이라면서 "대전과 충남의 통합은 정치적 이벤트가 아니라 대한민국이 중앙집권 국가에서 분권국가로 전환하는 구조개혁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전 차관은 기자회견에서 ▲ 왜 지금 이 문제를 제기하는가 ▲ 행정통합의 본질은 광역화가 아닌 권한이양을 통한 분권 ▲ 분권 없는 통합으로는 균형발전 불가 ▲통합특별시가 되는 경우, 대전과 충남 시·군 지위의 불분명 ▲ 대전 중심의 통합특별시 체제 ▲ 통합청사와 내포 문제 국가차원의 대책 필요 ▲ 법은 만들되, 출범은 유예해야 한다는 등 7가지의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대통령의 직접적인 언급 이후 행정구역 개편이라는 중대한 국가 과제가 단기간에 처리될 가능성도 커졌다" 면서 "최근 정부가 대전·충남 통합을 전제로 연 최대 5조 원, 4년간 최대 20조 원의 재정지원과 함께, 서울시에 준하는 위상 부여, 공공기관 이전 우대, 산업·투자 활성화 패키지 등 국가가 통합 논의에 일정 부분 책임을 지겠다는 점에서 의미는 있다"는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지원방안이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제도 설계에 앞서 주민투표나 주민 동의 절차가 사실상 생략되고, 시·도의회 의결로 대체하는 방식까지 거론되고 있다"면서, "지방정부의 권한과 재정, 조직, 시민의 생활권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국가 구조 개편에 대해 충분한 정보 공개와 사회적 합의 없이 추진하는 것은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의 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꼬집었다.
박 전 차관은 계속해서 "현재 대한민국은 국세 75%, 지방세 25% 구조의 초중앙집권 국가로서 통합의 핵심은 중앙정부가 쥐고 있는 권한과 재정을 얼마나 지방으로 이전하느냐에 있다"면서, "대전충남을 하나로 묶는다고 지방이 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이 구조가 유지되는 한, 어떤 광역통합도 중앙정부의 하부 행정단위로 기능할 수밖에 없다"면서, "실질적인 자치와 경쟁력을 갖춘 광역정부가 되려면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최소 60:40 수준으로 개편하고, 법인세·소득세·부가가치세의 일정 비율이 자동적으로 지방재정으로 귀속되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 정부의 이번 지원방안은 대규모 재정 이전을 포함하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한시적 지원에 불과하다. 국세 이양, 세제 자율권 확대, 재정 운용의 구조적 변화는 포함돼 있지 않다. 통합특별법에 일부 재정 특례를 담는 것만으로는 분권국가로의 전환을 이룰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통합특별시가 출범하면 대전의 위상과 역할은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일반시가 되든, 특례시 가 되든 기존 광역시 체계와는 다른 권한 조정이 불가피한데, 이에 대한 대전 시민의 충분한 동의와 설명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충남의 시·군도 문제도 짚었다.
박 전 차관은 "도 체제에서 시군은 독립된 기초자치단체로서 자체 예산, 조례 제정권, 도시계획, 산업정책 권한을 가진다. 그러나 특별시나 광역시 산하의 기초자치단체는 법적으로 훨씬 제한된 권한만 행사한다. 서울시·부산시의 기초자치단체는 자체적인 산업 전략이나 개발 정책을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면서, 통합 이후 충남의 시군이 시·군 지위와 현재의 권한을 유지할 수 있는지 정부 차원의 책임있는 설명이 필요한데, 이 문제에 대해 전혀 공론화되고 있지 않다"며 아쉬워 했다.
아울러서, "대전충남 통합 통합특별시 청사를 대전과 내포로 나눠 사용할 경우, 수천 명의 공무원이 분산 근무하게 되고 정책 결정과 행정 조정 비용은 급격히 증가하고, 통합청사를 새로 조성할 경우에는 수천억 원의 추가 재정 부담이 발생한다"면서 "통합청사를 대전에 둘 경우에는 역내 내부 격차가 커질 우려가 있고, 이미 수 조원이 투입된 내포신도시가 공동화될 위험이 크다. 통합 이전에 국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통합특별법 자체는 국회에서 충분히 논의하고 제정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행정통합의 출범은 최소 4년 이상 유예해야 한다. 그 기간 동안 재정 분권, 권한 배분, 시·군 지위, 조직·인사, 법제 통합, 청사 위치를 공개적으로 설계하고 주민 동의를 거쳐야 한다"면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속도전으로 통합을 밀어붙이면, 그 후유증은 수십 년간 지역과 국가에 남게 된다"며 통합에 대한 점진적인 추진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