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심장 혈관이 보내는 경고 '가슴 통증' 놓치지 말아야 하는 이유
대전선병원 심장혈관센터 범종욱 전문의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가슴이 답답하거나 조이는 듯한 통증을 “근육통이겠지”, “소화가 안 되나 보다”하고 넘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통증이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지면 “잠깐 불편했을 뿐”이라며 병원 방문을 미루는 일도 흔하다.
하지만 흉통은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심장이 보내는 구조 신호일 수 있다. 심장으로 가는 혈류가 일시적으로 부족해지는 협심증의 대표 증상이 바로 흉통이며, 이를 방치하면 심근경색으로 이어져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협심증은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면서 심장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 공급이 부족해지는 허혈 상태를 의미한다. 이때 가슴이 조이거나 누르는 통증, 답답함, 숨이 차는 느낌이 나타날 수 있고, 통증이 어깨·팔·목·턱으로 퍼지기도 한다.
증상이 휴식으로 호전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혈관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같은 증상이 반복되거나 점점 쉽게 발생한다면 반드시 정밀한 평가가 필요하다.
심장질환은 더 이상 일부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심장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65.7명으로 보고되었으며, 이는 주요 사망원인 중 암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또한 연령별로 보면 40대의 심장병 사망률이 인구 10만 명당 약 18명, 50대는 약 45명으로 나타나 나이가 들수록 위험이 급격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문제는 협심증이 심근경색의 전 단계일 수 있다는 점이다. 협심증은 혈관이 부분적으로 좁아진 상태에서 발생하지만, 여기에 혈전이 생겨 혈관이 완전히 막히면 심장 근육이 괴사하는 심근경색으로 발전한다. 심근경색의 통증은 보통 협심증보다 더 강하고 오래 지속되며, 30분 이상 지속되는 흉통, 식은땀, 호흡곤란, 극심한 불안감이 동반될 수 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하지 말고 119를 호출하여 응급실로 가야 한다. 치료가 늦어질수록 심장 근육 손상이 커지고, 이후 심부전이나 부정맥과 같은 합병증 위험도 증가한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은 갑자기 찾아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위험요인이 오랜 시간 누적된 결과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흡연, 비만, 가족력은 대표적인 위험 요인이다. 특히 고혈압과 당뇨, 이상지질혈증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어 치료가 미뤄지기 쉽고, 결국 심장혈관 질환의 기반을 만든다. 흡연은 혈관 내 염증과 혈전 형성을 촉진해 심근경색 위험을 높이는 대표 요인이다. 따라서 이러한 위험요인이 있는 사람이라면 흉통이나 호흡곤란, 쉽게 피로해지는 증상을 단순히 컨디션 문제로 치부하지 말고, 조기에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심전도 검사, 심장초음파, 관상동맥 CT 등은 관상동맥 질환을 평가하여 협심증을 조기 진단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혈관이 얼마나 좁아져 있는지 확인하고, 필요할 경우 약물치료나 시술을 통해 혈류를 개선하면 심근경색으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진단 이후에는 혈압․혈당․콜레스테롤을 철저히 관리하고, 금연과 체중 조절을 병행해야 한다.
가슴 통증은 단순한 불편 신호가 아니다. 심장이 보내는 경고일 수 있으며, 이를 지나치지 않고 조기에 대응하는 것이 생명을 지키는 첫걸음이다. 증상이 의심되는 순간, 망설이지 말고 전문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