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자가포식체의 이전 현상 실시간 영상화 성공

2026-01-28     이성현 기자
간섭산란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세포 내 소기관의 이동 순간을 실시간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조민행 단장과 홍석철 교수 연구팀이 자가포식체의 이전 현상 실시간 영상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간섭산란 영상 기법 기반의 DySLIM(Dynamic Scattering-particle Localization Interference Microscopy) 장치를 이용해 소포체에서 생성된 ‘자가포식체’가 인접한 미세소관으로 이전되는 순간을 실시간으로 관측했다.

또 자가포식체·소포체·미세소관을 동시에 관찰할 수 있도록 다중 모드 영상 시스템을 함께 구축했다.

자가포식은 세포 내 불필요하거나 손상된 단백질과 오래된 소기관을 분해·재활용해 항상성을 유지하는 생명 현상이다. 이 과정에서 자가포식체는 인접한 소포체와 접촉하며 막을 형성하는 성분인 지질(lipid)을 공급받아 성장한 뒤 분해 효소를 가진 라이소좀과 융합하기 위해 미세소관을 따라 이동한다.

이때 소포체와 미세소관이 맞닿는 접합점에서 일어나는 ‘이전 현상’은 오랫동안 가설로만 제시돼 왔으며 실제로 관찰된 사례는 없었다.

이 미지의 과정을 규명하기 위해 연구팀은 자가포식체의 형성과 성숙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LC3 단백질에 형광 표지를 붙여 자가포식체의 위치와 움직임을 빛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 단백질이 미세소관에도 함께 존재한다는 점에 착안해 하나의 형광 신호만으로 자가포식체와 미세소관을 동시에 구분해 관찰할 수 있는 방법을 구현했다.

하지만 형광 신호만으로는 자가포식체가 생성되는 소포체의 구조 변화까지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형광 표지 없이도 세포 구조의 미세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간섭산란 기반 DySLIM 장치를 병행 사용함으로써, 형광으로 식별된 자가포식체의 이동은 물론 소포체의 그물망 구조와 동적 변화까지 고속으로 영상화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소포체와 미세소관이 만나는 아주 좁은 접합 부위에서 일어나는 자가포식체의 순간적 이전 현상을 밀리초(1000분의 1초) 단위로 시간 변화를 구분해 관찰하고, 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수준의 공간 정밀도로 실시간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세계 최초로 살아 있는 세포에서 소기관 간 이동 과정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직접 분석해 규명한 첫 실험 사례다.

조민행 연구단장은 “이번 연구는 연구단에서 개발한 비표지 고속 나노영상 기술의 탁월한 가능성을 입증한 성과”라며 “현재 운영 중인 다양한 비표지 분자 선택적 첨단 영상 기법들과의 융합을 통해, 향후 형광 표지에 의존하지 않는 차세대 비표지ㆍ분자 선택적 영상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