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여야, 행정통합 주민투표 공방 '점화'

민주 "명분없는 발목잡기" 국힘 "시민 동의 없는 졸속 통합은 폭주"

2026-02-10     김용우 기자

[충청뉴스 김용우 기자]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이 10일 국회 법안 심사에 돌입한 가운데 주민투표를 놓고 지역 여야 간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의 주민투표 촉구 움직임에 "명분없는 발목잡기"라고 비판하자, 국민의힘은 "시민 동의 없는 졸속 통합은 폭주"라며 맞받아쳤다.

특히 양당은 행정통합 추진 방법론에 대해 시민들의 심판을 받을 거란 경고장을 서로를 향해 던졌다. 주민투표 실시 여부에 대한 시민 여론이 저울에 오르면서 어디로 무게추가 쏠릴지 주목된다.

포문은 민주당 소속 김민숙(비례)·방진영(유성2) 대전시의원이 열었다. 이들은 이날 오후 1시 10분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이 강행 중인 '대전·충남 행정통합 주민투표 촉구 결의안'은 시민의 뜻을 빙자한 정치 공세"라며 "소모적 갈등을 조장하는 무책임한 행태"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대전시의회에서 국민의힘 주도로 '대전시와 충청남도 행정구역 통합에 관한 의견 청취 건'이 원안 가결된 점을 거론하며 "당시 통합의 당위성에 동의해 찬성표를 던졌던 이들이 이제 와 주민투표를 요구하는 것은 명백한 자기부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법안은 기존 통합 논의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정상적인 입법 절차"라며 "국회 심의 과정의 보완을 사유 변경으로 몰아가는 것은 입법 과정을 부정하는 억지"라고 싸잡아 비판했다.

민주당 시의원들은 "이장우 대전시장이 시민단체의 주민투표 청구를 '행정통합은 국가 사무로 투표 대상이 아니다'라며 반려한 상황에서 같은 당 소속 시의원들이 이를 모를 리 없다"며 "법적 강제력도 없고 시간도 촉박한 결의안을 강행하는 것은 명분 없는 발목잡기"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대전시당과 충남도당, 대전·충남 시도의회 의장단은 ‘주민 투표’ 필요성을 명분으로 반격에 나섰다. 이들은 민주당 시의원 기자회견 직후인 오후 1시 30분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 추진되는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내용과 절차 모두에서 시민 기대와 거리가 먼 졸속 추진"이라며 여당을 때렸다.

이들은 "이재명 정부와 여당이 막무가내로 행정통합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최종 판단은 반드시 시민에게 물어야 하는 만큼 국민의힘은 행정안전부에 주민투표 실시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와 민주당이 충분한 공론화와 동의 절차 없이 일방적 발표와 속전속결식 추진만 반복하고 있다"면서 "이런 방식의 통합은 정당성도, 지속 가능성도 가질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전날 열린 국회 입법공청회를 언급하며 "민주당 소속 행안위원장조차 중앙정부의 분권 의지와 주민 기대에 대한 노력이 부족하다고 공개 질타했다"며 "심지어 국가 사무 이관과 재정 의무 조항이 더 강하게 담겼다고 평가받던 광주·전남 측에서도 현행 통합 추진 방식에 대한 강한 비판이 제기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민 동의 없는 통합은 개혁이 아니라 강행이며, 정당성 없는 속도전은 통합이 아니라 폭주"라고 볼륨을 높였다.

한편 대전시의회는 이날 오후 2시 제293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어 국민의힘 소속 김진오 의원이 대표 발의한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한 주민투표 실시 촉구 결의안’을 재석 의원 18명 중 찬성 16명, 반대 2명으로 통과시켰다.

전날 시의회 임시회 소집 공고가 이뤄진 것은 "명백한 절차 위반"이라며 전면 보이콧을 선언했던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이날 본회의에도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