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애 칼럼] 학력 연재② 수학은 기초가 무너지면 고등수학도 멈춘다

- 글 | 강미애 세종미래교육연구소 소장

2026-02-11     최형순 기자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수학은 징검다리와 같은 학문이다. 앞 단계에서 익힌 기초가 다음 학습으로 이어지며, 그 사이에 하나라도 빠지면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기 어렵다.

강미애

초등학교 2학년 무렵 반드시 자리 잡아야 할 구구단, 4학년 시기의 분수와 소수 개념은 이후 수학 학습 전반을 떠받치는 핵심 토대다. 이 과정에서 중간 단계가 비어 있으면 학생의 노력만으로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쉽지 않다.

초등학교에서 쌓은 기초 위에는 중학교 수학의 핵심 개념이 놓인다. 비와 비율, 일차방정식, 함수 등은 고등수학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연결 고리다.

초등 단계에서 생긴 작은 결손은 이 지점에서 드러나며, 결국 고등수학 진입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그래서 교육 현장에서는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까지를 ‘정리의 시기’로 본다.

이 시기까지 초·중학교 과정에서 놓친 부분을 보완해야 고등수학을 새로운 출발선에서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에 들어서면 징검다리 구조는 또 다른 방식으로 학생을 시험한다. 기초가 부족하면 계산이나 공식 이전에 문제의 조건을 읽고 상황을 이해하는 것부터 벽에 부딪힌다.

“이 문제가 무엇을 묻고 있는지” 파악하지 못해 풀이를 시작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결국 난이도가 높은 이른바 ‘킬러문항’ 앞에서 수학을 포기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현실은 수학교육의 초점이 어디에 놓여야 하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더 많은 공식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문제 상황을 정확히 읽고 조건 간 관계를 구조적으로 파악하는 힘이 핵심이다.

정해진 풀이를 따라가는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이 스스로 사고의 흐름을 정리하며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이해 중심’ 수업이 필요하다.

물론 이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연산 능력과 반복 훈련이 함께 자랄 때 비로소 수학 학력은 단단해진다. “왜 그렇게 되는가?”를 묻는 개념 중심 수업과 기초 계산 능력을 기르는 반복 훈련, 다양한 유형의 문제 경험이 병행될 때 학생은 새로운 문제 앞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교사의 역할은 결정적이다. 교사는 단순한 풀이 전달자가 아니라 학생이 어느 징검다리에서 발을 헛디뎠는지 찾아내고 그 지점을 메워주는 안내자여야 한다. 이해 부족인지, 연산 문제인지 정확히 진단하고 끝까지 도전하도록 격려할 때 학습은 다시 이어진다.

학력은 특별한 프로그램이나 일회성 처방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기초를 제때 보완하고 이해와 훈련을 함께 쌓아가는 교실의 시간이 축적될 때 비로소 형성된다. 수학교육의 핵심은 더 많은 문제를 푸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끝까지 건너갈 수 있도록 탄탄한 징검다리를 놓아주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