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반도체 깎는 '나노 사포' 개발

2026-02-11     이성현 기자
나노사포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탄소나노튜브를 연마재로 활용한 ‘나노 사포’를 개발해 반도체 표면을 원자 수준까지 정밀 가공할 수 있는 기술을 구현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기계공학과 김산하 교수 연구팀이 머리카락보다 수만 배 가는 탄소나노튜브를 수직으로 정렬해 연마재로 사용하는 나노 사포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팀은 탄소나노튜브를 폴리우레탄 내부에 고정하고 일부만 표면에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연마재 이탈을 억제하고, 반복 사용 시에도 안정적인 성능을 확보했다.

기존 반도체 평탄화 공정(CMP)은 연마 입자를 액체에 분산한 슬러리를 사용해 세정 공정이 필요하고 폐기물이 많이 발생하는 한계가 있었지만, 나노 사포는 연마재가 표면에 고정된 구조로 슬러리 공급이 필요 없어 공정을 단순화하고 환경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번에 개발된 나노 사포는 연마재 밀도 기준으로 상용 사포 가운데 가장 미세한 제품보다 약 50만 배 높은 수준을 구현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구리 표면을 수 나노미터 수준까지 가공했으며, 반도체 패턴 평탄화 실험에서는 기존 CMP 공정 대비 디싱(dishing) 결함을 최대 67%까지 줄이는 성과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AI 서버용 HBM과 하이브리드 본딩 등 차세대 반도체 공정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산하 교수는 “일상적인 사포의 개념을 나노 기술로 확장해 초미세 반도체 제조에 적용 가능함을 보여준 연구”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