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라퍼’ 김순자, “산의 능선이 획이 되고, 안개가 여백이 되다”

- KBS 아침마당 출연... 희망의 메시지 전해 - 병오년(말의 해) 맞아 말의 기상 담은 ‘복(福)’ 퍼포먼스로 새해 인사 - 100대 명산 정상에서 펼치는 한글 퍼포먼스... “한글의 아름다움 세계에 알릴 것” - 나태주 시인 시 100편 전시 및 세종 지역 문화 예술 발전에 앞장

2026-02-13     최형순 기자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붓끝으로 희망을 쓰고 온몸으로 한글의 역동성을 표현하는 캘리그라피 작가 ‘청보리’ 김순자가 13일 오전 KBS 아침마당에 출연해 산과 글씨가 어우러진 인생 이야기를 전하며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에너지를 선사했다.

설 연휴를 하루 앞두고 방송된 이날 프로그램에서 김순자 작가는 2026년 병오년(丙午年)을 맞아 말의 역동적인 형상을 결합한 ‘복(福)’자 작품을 선보이며 포문을 열었다.

김 작가는 “말의 해인 만큼 모두가 기운차게 달리는 한 해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며 시청자들에게 새해 복을 빌어주었다.

김순자 작가는 ‘산 타는 캘리그라퍼’라는 별명답게 우리나라 100대 명산을 오르며 정상에서 대형 붓으로 글씨를 쓰는 독보적인 활동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현재까지 한라산, 태백산, 소백산 등 83개의 명산을 인증한 그녀는 “바람이 묻고 산이 답하는 것을 글씨로 옮긴다”며, 바위산에서는 거칠고 힘 있는 획을, 흙산에서는 유연한 곡선을 그려내며 자연의 결을 한글에 담아내고 있다.

특히 영하의 추위 속에서 먹물이 얼어붙는 역경을 딛고 완성한 민주지산 퍼포먼스와 등산객들이 함께 현수막을 맞들어준 한라산의 추억 등 생생한 에너지가 담긴 현장 영상은 패널과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세종특별자치시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김 작가는 지역에 대한 각별한 애정도 드러냈다. 세종 지역화폐인 ‘여민전’의 글씨를 직접 쓴 주인공이기도 한 그녀는 작년 세종한글축제에서 스페인 무용수의 의상에 즉석에서 글씨를 쓰는 등 한글을 매개로 한 동서양의 조화를 선보이기도 했다.

또한, ‘풀꽃 시인’ 나태주 작가의 시 100편을 100일 동안 써 내려간 전시회 에피소드를 통해 문학적 감수성과 캘리그라피의 결합이 주는 위로를 전했다.

김 작가는 향후 계획으로 이해인 수녀의 시를 테마로 한 전시회와 세종시 16개 명산을 소개하는 ‘세종 명산 기행’ 책 출간 소식을 전했다. 

아울러 훈민정음 반포 580주년을 기념해 한글을 일상복에 접목한 ‘한글 옷’ 퍼포먼스를 통해 한글이 박물관 속에 갇힌 글자가 아닌, 우리 삶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예술임을 알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캘리그라피를 배우고자 하는 이들에게 “잘 쓰는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글의 의미를 마음에 담고 자신의 호흡으로 써 내려가는 진심”이라며 따뜻한 조언을 덧붙였다.

바람에 흔들리되 꺾이지 않는 ‘청보리’처럼, 김순자 작가의 붓끝은 오늘도 대한민국 산천을 누비며 한글의 아름다운 생명력을 세상에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