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약속 뒤집은 행안부, “세종의 희생은 당연한가”

- “대통령의 ‘일리 있다’는 약속 어디 갔나”... 행안부 수용 곤란 입장에 ‘직무유기’ 성토 - 정치권 침묵과 ‘행정통합’ 조항 삽입에 분노... “세종시 정체성 훼손 중단하라” - “세종시는 국가 실험도구가 아니다”... 세종사랑 시민연합회, 행안부 교부세 거부 강력 규탄 - “세종시는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끝까지 투쟁 예고

2026-02-24     최형순 기자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세종사랑 시민연합회(이하 연합회)가 세종특별자치시의 보통교부세 정상화 요구를 외면한 행정안전부와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무책임한 행보를 향해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세종시

연합회는 23일 성명을 통해 행안부의 교부세 정상화 거부 결정을 ‘국가균형발전 원칙에 대한 자기부정’이자 ‘세종시민에 대한 명백한 차별’로 규정하고, 이를 강력히 규탄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최민호 세종시장은 대통령 주재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세종시 보통교부세 산정 방식의 구조적 모순을 지적했고,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일리 있는 말”이라며 제도 개선을 위한 별도 검토를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행안부는 세종시의 정당한 요구에 대해 “수용 곤란”이라는 답변을 보내오며 찬물을 끼얹었다.

연합회는 “세종시는 단층제 구조 속에서 광역과 기초 행정을 동시에 수행하며 중앙부처 이전과 인구 급증에 따른 재정 부담을 온몸으로 감내해 왔다”며, “국가적 과제를 위해 일방적 희생을 해온 세종시에 돌아온 답변이 ‘거부’라는 사실은 행안부가 스스로의 책임을 회피하는 직무유기를 범하고 있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연합회의 비판은 중앙정부를 넘어 지역 정치권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시의 중대한 재정 위기 앞에서 입을 닫고 있는 지역 국회의원과 시의원들의 행태를 ‘방관을 넘어선 가해’로 규정한 것이다.

특히 최근 한병도 의원이 대표 발의하고 세종시 지역구인 강준현 의원이 공동 발의자로 참여한 「충남·대전 통합 특별시 설치 특별법안」에 대해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해당 법안 제4조에 명시된 ‘충북 및 세종과의 행정통합 노력’ 조항이 세종시민의 의사와 정체성을 철저히 무시했다는 이유에서다.

연합회는 “세종시는 타 지역과의 통합을 위해 만들어진 도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행정수도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독립적으로 설계된 국가 전략 도시”라며, “시민이 원하지 않는 통합 가능성을 법률에 명시하는 데 동참한 것은 시민의 대표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처사”라고 강준현 의원을 정조준했다.

연합회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재정 논쟁이 아닌, 세종시의 지속가능성을 흔드는 중대한 정치적 위기로 보고 세 가지 요구사항을 분명히 했다.

■ 행정안전부는 보통교부세 정상화 요구를 즉각 재검토하고 구조적 재정 차별을 중단할 것.
■ 세종시 정치권은 침묵을 깨고 시민 앞에 분명한 입장과 행동을 보일 것.
■ 세종시민이 원하지 않는 행정통합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

연합회 관계자는 “세종시는 정치적 계산이나 행정 편의를 위한 재료가 아니다”라며, “세종시의 정당한 몫을 되찾고 시민의 의사가 존중될 때까지 멈추지 않고 강력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행정수도의 자부심을 지키려는 세종시민들의 결연한 의지가 이번 성명을 통해 드러남에 따라, 향후 행안부의 대응과 지역 정치권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