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순덕 칼럼] 금강은 멈추지 않는다, 갈등을 넘어 ‘화합의 물길’을 열자
- 2026년 2월 26일 새벽 국암(菊岩) 황순덕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어제 저는 일본 오사카의 도톤보리 거리를 걸었습니다. 화려한 네온사인과 활기찬 인파 사이로 흐르는 강물을 보며, 끊임없이 우리 세종의 금강을 떠올렸습니다.
도톤보리는 단순한 번화가가 아니었습니다. 강 위로는 유람선이 흐르고, 수변을 따라 먹거리와 공연이 어우러지며, 밤이면 물빛과 빛의 향연이 도시를 다시 태어나게 하는 '살아있는 유기체'였습니다.
파리의 세느강, 런던의 템스강, 뉴욕의 허드슨강... 세계의 위대한 도시치고 강을 외면하고 성장한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습니다. 강은 도시의 얼굴이자 경제이며, 그 시민들의 기억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세종이 가진 금강은 하늘이 내린 축복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의 금강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 “보호냐, 개발이냐”의 낡은 이분법을 끝내야 할 때
우리는 너무 오랜 시간 “열어라, 닫아라”, “보호하라, 개발하라”는 극단적인 대립 속에 멈춰 서 있었습니다. 이제 시민들은 지쳤습니다.
갈등은 도시를 키우지 못합니다. 오직 타협만이 도시를 앞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저는 오늘, 금개구리와 금강보 문제를 해결하고 세종의 미래를 열어갈 '실용적 공존'의 길을 제안합니다.
첫째, 금개구리를 '멈춤의 이유'가 아닌 '도시 품격'의 상징으로 만듭시다.
중앙공원의 금개구리는 소중한 생태 자산입니다. 저는 이를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생태 습지(2~3만 평) 조성을 제안합니다. 단순히 가두어 두는 보호구역이 아니라, 산란과 서식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모니터링 데이터를 상시 공개하는 투명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특히, 그동안 개발을 반대해 온 환경단체에 운영권과 관리권을 공식 위탁합시다. 그들을 감시자가 아닌 파트너로 세워,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형 생태 교육과 환경 치유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하게 합시다. 세종은 비로소 ‘갈등의 상징’을 벗고 세계적인 ‘생태도시 모델’로 거듭날 것입니다.
둘째, 금강보 운영에 ‘탄력적 실용주의’를 도입합시다. 보를 전면 개방하느냐 유지하느냐의 싸움은 무의미합니다.
홍수기에는 수문을 개방해 수질과 유속을 과학적으로 관리하고, 갈수기에는 일정 수위를 유지해 농업용수를 확보하며 수변 관광을 활성화해야 합니다.
시민과 전문가, 환경단체가 참여하는 ‘공동협의체’를 구성하여 모든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수질 감시 권한을 환경단체에 부여한다면 농민도 살고 생태도 사는 합리적인 해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 눈이 녹으면 물이 되고, 물이 모이면 강이 됩니다
어느덧 봄의 문턱입니다. 설 명절이 지나고 얼어붙었던 땅 밑으로 새싹이 돋아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강물은 다투며 소리를 내기보다 낮은 곳으로 묵묵히 흐르며 결국 길을 만들어냅니다.
노자는 "강은 다투지 않으면서도 모든 것을 이긴다(上善若水)”고 했습니다. 넬슨 만델라는 “타협은 약함이 아니라, 더 큰 목적을 향한 지혜”라고 역설했습니다.
지금 우리가 조금씩 양보하는 것은 패배가 아닙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세종의 미래를 선택하는 숭고한 용기입니다.
여야도, 진영도, 환경단체도 이제 한 걸음씩 물러나 세종의 미래를 위해 한 걸음 앞으로 나갑시다. 금개구리도 살고, 금강도 흐르며, 세종의 경제도 살아나는 길. 그 화합의 물길을 향해 이제 우리 함께 걸어갑시다.
강은 결코 멈춰 서지 않습니다. 우리 세종의 미래도 멈춰 서서는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