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탄소 한계 재계산..."안전선 넘어"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기후변화와 질소 오염을 동일한 기준으로 재계산한 결과, 현재 인류의 탄소 배출량이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두 배 이상 초과한 상태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 전해원 교수가 미국 에너지부 산하 태평양북서부국립연구소 연구진과 함께 이산화탄소 배출 한계를 기존의 ‘탄소 총량(저량, stock)’ 기준이 아니라 질소·인 오염과 같은 ‘연간 배출량(유량, flow)’ 기준으로 재산정하는 연구를 수행했다고 6일 밝혔다.
그동안 기후변화는 대기 중에 얼마나 많은 이산화탄소가 축적됐는지에 해당하는 ‘총량(저량)’을 기준으로 평가해 왔으며, 질소·인 오염은 한 해 동안 배출되는 양을 의미하는 ‘연간 배출량(유량)’ 기준으로 계산해 왔다. 서로 다른 기준을 사용하다 보니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동일한 잣대로 비교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탄소 배출 역시 질소 오염과 동일한 ‘연간 배출량’ 기준으로 다시 계산했다.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제한하는 조건에 맞춰 분석한 결과,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 한계는 약 4~17기가톤(Gt CO₂/년)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현재 인류의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약 37기가톤(Gt CO₂/년)에 달해, 지구의 안전 작동 범위를 두 배 이상 넘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전해원 교수는 “탄소 배출을 질소 오염과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면 기후변화의 심각성이 훨씬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며 “이번 연구는 서로 다른 환경 문제를 동일한 기준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 정책 우선순위를 보다 명확히 정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탄소와 질소·인 오염을 함께 고려한 통합적 환경 관리 전략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며 “전 세계적인 탈탄소화 노력을 더욱 가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 교수는 지난 5일자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기고문 ‘지구 기후의 안정화를 위한 36가지 방법’에서 지난 20년간의 기후기술 발전을 재조명했다. 그는 인류가 필요한 기술을 상당 부분 보유하고 있음에도 충분히 빠르게 적용하지 못해 기후위기가 심화됐다고 지적하며,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탈탄소화 속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