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전통문화체험관, 정월 대보름 맞아 ‘장 담그기’로 전통의 지혜 잇다
- 사찰음식 명인 여거스님 초빙, 시민 60명과 함께 ‘세월이 빚는 장’ 담가 -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장 담그기’의 가치와 사찰 음식 철학 공유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세종시의 봄기운이 완연한 가운데, 정월 대보름의 넉넉한 마음과 전통의 깊은 맛이 어우러진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세종 전통문화체험관(관장 탄대스님)은 8일, 정월 대보름을 맞아 사찰음식 전문가 여거스님을 초빙하여 ‘내가 담고 세월이 빚는 정월 장 담그기 특강’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잊혀가는 우리 전통 식문화를 되살리고, 기다림을 통해 완성되는 발효의 미학을 시민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마련되었다.
이번 특강의 메가폰을 잡은 여거스님(용인 극락사 주지)은 사찰음식 1급 장인으로, 영국 르 꼬르동 블루 런던과 미얀마 대사관 등 세계를 무대로 한국 사찰음식의 정수를 알려온 권위자이다.
스님은 이날 장을 담그는 기술적인 방법을 넘어, 장 속에 담긴 조상들의 지혜와 생명을 존중하는 사찰음식의 깊은 철학을 수강생들에게 전했다.
체험에 참여한 60명의 시민은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정성스레 메주를 다듬고 장을 담갔다. 이날 담근 장은 체험관 내 장독대에서 앞으로 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햇살과 바람을 맞으며 숙성될 예정이다. 잘 발효된 장은 내년 이맘때쯤 각자의 가정으로 불출되어 진정한 ‘느림의 맛’을 선사하게 된다.
행사에 참여한 김예주 씨는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것을 넘어 우리나라의 식문화와 삶의 철학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계기였다”며, “정성을 다해 만든 이 장이 1년 뒤 어떤 깊은 맛으로 돌아올지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진다”고 소감을 밝혔다.
관장 탄대스님은 “우리 장 담그기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만큼, 그 가치를 시민들과 직접 나누게 되어 뜻깊다”며, “사찰음식의 거장이신 여거스님과 함께 정통성을 잇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 기쁘며, 앞으로도 전통 장 문화의 전승과 발전을 위해 더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세종 전통문화체험관은 이번 장 담그기 행사 외에도 명상, 사찰음식 체험 등 현대인의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전통의 가치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