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계층적 AI 에이전트’ 개발

2026-03-12     이성현 기자
계층적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복잡한 장기 작업도 스스로 계획하는 계층형 AI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복잡하고 긴 절차가 필요한 작업을 스스로 하위 목표로 나누어 수행하는 계층적 작업 계획 인공지능(AI) 기술 ‘ReAcTree(리액트리)’를 개발하고 이를 AI 에이전트 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술대회인 AAMAS 2026에서 발표한다고 밝혔다.

최근 대형언어모델은 뛰어난 언어 이해와 추론 능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요리나 청소처럼 여러 단계가 순차적으로 이어지는 장기 작업(Long-Horizon Task)을 수행하는 데에는 여전히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기존 방식은 모든 절차를 하나의 긴 흐름으로 처리하는 구조여서, 단계가 길어질수록 앞선 지시를 잊거나 엉뚱한 행동을 하는 ‘환각’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ETRI 연구진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층적 에이전트 트리 구조’를 도입한 리액트리를 개발했다.

이 구조는 기업의 조직도와 유사하다. 상위 에이전트가 전체 목표를 관리하고, 하위 에이전트들에게 세부 임무를 나누어 맡기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감자 슬라이스를 익혀서 냉장고에 넣어라”는 명령이 주어지면 리액트리는 이를 한 번에 처리하지 않고 ‘식칼 찾기’, ‘감자를 찾아 자르기’, ‘자른 감자를 전자레인지에 데우기’, ‘냉장고에 보관하기’ 등으로 목표를 세분화 한 뒤 각 하위 에이전트가 맡은 역할을 수행하도록 한다.

기존 AI는 중간에 감자를 데우는 과정을 생략하는 등 논리적 오류를 빈번하게 범하는 반면, 리액트리는 이를 성공적으로 완수한다.

아울러 물건을 찾을 때에도 각 방을 순차적으로 탐색하는 하위 목표를 자율적으로 생성하여 높은 확률로 목표물을 찾게 된다.

또 연구진은 에이전트의 실행 능력을 높이기 위해 두 가지 기억 체계를 결합했다. 하나는 과거 성공 경험을 저장했다가 유사 상황에서 활용하는 ‘일화 메모리(Episodic Memory)’이고, 다른 하나는 현재 환경 정보를 모든 에이전트가 공유하는 ‘작업 메모리(Working Memory)’이다.

기술의 성능은 ETRI가 자체 개발한 언어 중심 절차 생성 AI 벤치마크 ‘LoTA-Bench’를 기반으로 가상 가정환경 데이터셋인 ALFRED와 WAH-NL에서 검증됐다.

특히 현실적인 조건을 반영해 시야가 제한된 환경에서 평가를 진행한 결과 세계 최고 수준의 작업 성공률을 달성했다. 720억 파라미터 언어모델을 사용한 기존 방식(ReAct)은 31%의 임무 성공률을 기록한 반면 리액트리는 61%의 성공률을 달성해 약 두 배 가까운 성능 향상을 보였다.

ETRI 김도형 소셜로보틱스연구실장은 “리액트리는 복잡한 절차를 논리적으로 분해하고, 에이전트 간 협업을 통해 불확실한 환경에서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앞으로 환각 현상을 더욱 줄이고, 에이전트가 사람에게 질문을 통해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기능까지 추가해 실생활에 적용 가능한 수준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