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 이온주입장치 전력공급장치 국산화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한국원자력연구원 양성자과학연구단은 반도체와 첨단 소재 제작에 사용되는 이온주입장치의 고전압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절연형 모터제너레이터(MG-SET)를 독자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온주입 기술은 반도체 및 첨단 소재 제작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는 핵심 공정이다. 수만~수십만 볼트(V) 수준의 높은 전압으로 이온을 가속해 소재 내부로 주입한다. 이를 통해 소재의 전기적 특성이나 표면 성질을 원하는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다.
이온주입장치는 고전압 상태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수백 볼트 수준의 일반적인 외부 전원과 직접 연결할 수 없다. 전압 차이가 크면 전기가 갑자기 흐르거나 튀면서 장치가 손상되거나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모터제너레이터 장치를 사용한다. 외부 전기로 모터를 먼저 돌리고 그 회전력을 발전기로 전달해 장치에 필요한 특정 전압의 전기를 다시 만들어 공급하는 장치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특히 고전압 환경에서는 이온주입장치에 전력을 공급하는 모터제너레이터 속 발전기 역시 고전압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때 모터제너레이터 속 모터와 발전기가 전기적으로 직접 연결되어 있으면 이 높은 전압이 모터나 외부 전원 장치로 전달될 수 있기 때문에 두 장치를 전기적으로 분리하는 절연 구조가 필요하다.
이러한 절연형 모터제너레이터는 국내에 생산 업체가 없어 대부분 해외 제품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과 환율 상승 등으로 원가는 해마다 상승하고 납기는 갈수록 길어지면서 국산화 요구가 높아져 왔다.
이에 연구진은 절연형 모터제너레이터를 자체 개발했다.
특히 모터와 발전기 사이에 전기는 통하지 않지만 회전 동력은 전달할 수 있는 절연축(Insulating shaft)을 적용하면서 가볍고 절연 성능이 우수한 나일론 소재를 사용해 전기적 절연을 확보하고 생산 단가는 낮췄다.
또 발전기와 이온주입장치가 연결되는 구간에는 높은 전압이 걸리기 때문에 전압이 특정 구조물에 집중되면 공기 중으로 전기가 새어나오는 코로나 방전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연구진은 전압이 특정 부분에 몰리지 않도록 전기장 분포를 고려해 장치 외부 구조를 설계했다. 전기장은 모서리가 뾰족할수록 한곳에 집중되는 특성이 있어 장치 외부 구조의 모든 부분을 반지름 5cm 이상의 곡면 형태로 만들어 전압을 분산시키고 코로나 방전을 억제하도록 했다.
이번 성과로 절연형 모터제너레이터 제작 비용은 해외 제품 대비 약 70% 절감됐으며, 납기는 10개월에서 3개월 이내로 단축됐다. 장비 사양에 따른 맞춤형 설계와 국내 자체 유지보수가 가능해져 기술의 해외 의존도를 크게 낮추었다.
이와 함께 이온주입장치뿐 아니라 고전압 환경에서 전력 공급이 필요한 첨단산업분야 다양한 장비로의 확장도 가능하다.
이재상 양성자과학연구단장은 "고전압 환경에서 안정적인 전력공급은 이온주입장치의 신뢰성 확보를 위한 핵심 요소"라며 "날로 높아가는 외산 장비의 원가와 납기 부담 속에서 이번 국산화는 기술 자립의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