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소재로 [오래된별]펴낸 고광률 작가

"승자의 역사, 프리즘을 거친 역사에는 관심 없다"

2006-06-28     이루리 기자

1979년 끝물에 대통령이 총에 맞아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마냥 서글펐다. 이듬해 봄이 온 것을 알았다. 이 봄을 ‘서울의 봄’이라며 각별히 불렀으나, 학교나 교과서에서 배운 바 없었기에 그 뜻을 알 수 없었다. 그리고 나는 봄을 배운 바 없어 봄이 필요치 않았고, 이를 떠드는 자들을 도울 수 없었다. 때문에 1980년 봄, 광주에서 민주와 자유가 어떻게 백주에 만신창이가 되어 개죽음을 당했는지 알지 못했고, 알 도리가 없었다. 1980년 5월 광주, 이들은 살아 깃발이 됐고, 죽어 별이 되었다. 
                                                                                          - 작가 서문 중에서

국내에서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 소설을 쓴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직장 생활을 하며 소설을 쓰기는 더더욱 어려워 농담 반으로 ‘한 달만 나를 어디에 가둬 달라’는 말을 했을 정도다. 게다가 소설은 시간, 체력과의 싸움이다. 많은 정신적 육체적 소모가 진행되지만 내게 소설을 쓰는 일만큼 행복한 것도 없다.
앞으로도 계속 소설을 쓰게 되겠지만 아직 구체적인 다음 소재를 계획해 두지는 않았다. 한일 관계나 교육 문제 등 어떤 사안이 불거지면 의무감에 매이지 않고 최선을 다해 매달려 보고 싶다. 그렇게 어느 날 갑자기, 또다시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