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조선 사회 권력지도 복원

2026-04-01     이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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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최근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으로 계유정난 등 조선 초기 권력 투쟁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국내외 공동연구진이 조선 관료 사회의 흥망 구조를 데이터 분석으로 규명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문화기술대학원 박주용 교수팀이 홍콩침례대와 홍콩대 연구진과 협력해 조선왕조실록과 문과방목(과거 급제자 명단)을 기반으로 약 1만4600명의 관료 경력 데이터를 분석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팀은 인재 선발의 공정성이 유지될 경우 사회는 안정적으로 운영되지만 권력이 특정 집단에 집중되면 불평등이 심화되고 결국 국가 쇠퇴로 이어지는 경향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계유정난 사례를 분석해 단종과 세조, 안평대군을 중심으로 한 관료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권력 변화에 따라 특정 인물군이 부상하거나 제거되는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정변 사례가 제한적이라는 점을 고려해 관료제 전반의 구조를 파악하기 위한 장기 분석도 병행했다.

또 관직 수준과 재직 기간을 결합한 ‘총성공지표’를 도입해 관료 개인의 성취도를 수치화했다.

그 결과 조선 전기 약 400년 동안은 가문과 지역이 일정 영향을 미쳤지만 전반적으로는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해 사회적 이동성이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조선 후기에는 특정 가문이 권력을 독점하면서 과거 합격과 고위직 진출이 편중돼 불평등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이 같은 집중 현상이 인재 선발 시스템붕괴를 의미한다고 보고 이런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점이 국가 쇠퇴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박주용 교수는 “국가의 흥망성쇠에 개인과 집단의 행위가 끼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것은, 오늘날 사회의 공정성과 인재 등용 문제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디지털화된 역사 자료와 과학적 데이터 분석의 결합은 과거를 이해하는 것을 넘어 미래 사회의 방향을 제시하는 핵심 도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연구팀은 향후 AI를 활용해 데이터베이스를 확대하고 해외 관료제와 비교 분석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