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스타 조인성, 다섯번째 영화에서

유하 감독 ‘비열한 거리’에서 변두리 삼류 조폭 병두로 분한 조인성

2006-06-28     편집국

금새라도 눈물이 흐를 것 같은 여려보이던 조인성의 눈매에 날이 섰다.
그동안 TV 드라마에서 비춰지던 천방지축이면서 까불대는 귀공자 타입의 꽃미남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살기가 번뜩이는 매서움이 풍기는 전혀 다른 캐릭터로 변신했다. 그는 드라마를 통해 여성 시청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왕자님’이었다.


‘말죽거리 잔혹사’ 유하 감독의 네번째 작품 ‘비열한 거리’(싸이더스 FNH,필름 포에타 공동제작)의 병두역을 맡은 조인성은 아무래도 독기를 품은 모양이다.


드라마 ‘학교3’ ‘별을 쏘다’ ‘발리에서 생긴일’ ‘봄날’을 통해 일치감치 꽃미남스타로 각광받고 있는 조인성에게 영화는 넘어야 할 산이요 뚫어야 할 벽이었다. 드라마에서의 성공과 달리 ‘마들렌’ ‘클래식’ ‘남남북녀’로 이어지는 그의 영화 필모그래피에 대한 관객의 반응은 드라마 시청자들로부터 얻은 높은 평가와는 다르게 냉정했다.


아직은 인정받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영화에서의 목마름은 그를 더욱 더 절실하게 만들었고 유하 감독과의 작업인 ‘비열한 거리’를 통해 그는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조폭연기에 몰입했다. 6월 5일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비열한 거리’에서 병두역의 조인성에게서 가장 많았던 씬은 액션장면. 터널아래 굴다리밑에서의 조폭간의 진흙탕싸움은 정교한 합이 보여지지 않고 그야말로 ‘개싸움’같은 막무가내식이었다. 성인 오락실에서의 조폭간의 세력다툼 싸움에서도 조인성은 몸을 아끼지 않는 액션과의 사투를 벌였다. 이밖에도 서점에서의 추격씬, 달리는 봉고차안에서의 격투씬 등 조인성은 독이 바짝오른 코브라처럼 스크린 바깥까지 열기가 뿜어져 나왔다.


한 제작진에 따르면 “액션씬을 찍고 장딴지가 파열될 정도로 극에 몰입했던 조인성은 나중에 영화 3편정도 찍은 느낌이라고 하더라”고 현장의 치열했던 분위기를 전했다.


조인성이 7~8개월간 빠져든 병두는 스물 아홉살의 직업 조폭, 생활고를 해결하고자 직업으로서 조폭을 택한 인물. 밑에 수하들도 여럿 있다. 힘꽤나 쓰는 스폰서를 잡아 조폭 1인자로 성공하고 집안의 가장으로 병든 어머니와 동생들을 건사하고자 발버둥 친다.